서 론
연구의 필요성
해마다 우리나라의 아동 100만 명당 약 1,124명이 소아암 진단을 받는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2). 그러나 지난 20년간 소아암 치료 방법의 꾸준한 발전으로 소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0%를 넘게 되면서(Calaminus et al., 2007), 치료 종료 후 학교로 되돌아가는 소아암 아동의 사회적응에 대한 관심이 더불어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응이란 개인을 둘러싼 사회 환경에 대한 적응을 의미한다. 이는 장기간의 치료가 끝난 후 사회로 되돌아가서 또래관계에서의 어려움이나 사회적 고립과 같은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는 소아암 아동에게 있어서 중요한 개념이다(Seo, 2010). 연구마다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은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는데, 이 중 사회적 역량이란 아동의 대인관계 및 사회적 성공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의 사회적응의 측정방법 중 하나로 생애 초기에 형성되어 아동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발달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Sallquist et al., 2009).
소아암 아동은 치료 기간 동안 사회와의 분리와 치료 종료 후 경험하는 여러 가지 신체 ∙ 정서적 후유장애로 인해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신체 기능의 제약으로 인한 학교로의 복귀의 어려움, 우울이나 불안은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Gurney et al., 2009). 또한 소아암 치료로 인하여 형성된 자신의 신체 이미지는 자아존중감과 사회적 기능 및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으며(Robert, Ottaviani, Huh, Palla, & Jaffe, 2010),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은 건강한 집단보다 부정을 많이 사용하며 일상에서의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였다(Felder-Puig et al., 1999).
이렇듯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는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을 설명하기 위하여 신체기능, 정신건강, 자아존중감, 대처전략, 사회적 지지와 소아암 아동의 삶의 질과 사회적응의 상관관계를 보려는 많은 연구들이 선행되었으나(Alderfer, Navisaria, & Kazak, 2009; Campbell et al., 2009; Evan, Kaufman, Cook, & Zeltzer, 2006; Kazak et al., 2010; Punyko et al., 2007) 각 요인이 단편적으로 연구되어 사회적응을 촉진시키거나 방해하는 요인들이 무엇인지를 통합적으로 고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사회적응을 측정함에 있어 아동의 정서적 상태를 적응으로 정의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응을 협소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맹점을 가졌다. 소아암 아동의 사회적응은 대인관계나 학업성취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측정되어야 하며, 소아암 환아가 사회로 적응하는 데는 다양한 요인이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소아암 치료가 종료된 후 아동이 사회로 돌아가 적응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을 통합적으로 파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이 치료가 종료된 후 학교와 사회로 되돌아갔을 때의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고 그 요인들의 관계를 확인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효과적인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 증진 프로그램이 개발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궁극적으로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이 사회의 일원으로 통합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방법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소아암 치료가 종료된 후 3개월 이상 경과하고 S대학병원 외래에서 추후관리를 받고 있는 10세에서 19세의 아동과 그의 부모를 대상자로 하였다.
소아암 생존자를 다룬 대부분의 연구에서 연구 대상자를 치료 종료 후 5년 이상 경과한 자로 하고 있으나 이러한 아동들은 이미 사회로 되돌아가 어느 정도 적응이 이루어진 상태로서 급성적인 어려움에 처한 대상자는 배제되는 제한점이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대상자의 치료 종료 기간을 3개월 이상으로 정하여 사회적응상 급성적인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대상자를 포함하였다. G-power program 3.1.7을 이용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위한 효과크기 0.3, 검정력 95%, 유의수준 .05, 관련변인의 수 5로 산정된 대상자 수는 72명이었으며, 본 연구에서는 아동 79명과 그의 부모 79명으로부터 자료수집을 시행하였다.
연구 도구
아동용 측정 도구
일반적 특성
아동의 연령, 성별, 진단명, 치료방법, 진단 시기 및 치료 종료 시기를 조사하고, 본 연구는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개인적 요인을 독립변수로 하였지만 아동을 둘러싼 환경 역시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고려하여 가족과 교사, 친구 및 의료진에 대한 문항을 포함시켰다. 교사, 친구 및 의료진에 대한 인지된 지지는 10점 척도로 측정하였으며 각 문항에서의 점수가 높을수록 아동이 해당 영역의 사회적 지지를 높게 인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신체기능
Park등(2007)이 개발한 한국 소아암 생존자 코호트 및 장기 추적 관리 시스템의 소아암 생존자 삶의 질 평가 도구 중 ‘활동 및 운동’에 관한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이 도구는 University of Minnesota의 Min-neapolis-Manchester Quality of Life (MMQL) 도구를 우리나라의 소아암 전문가 집단이 번역·역번역한 도구이다. 활동과 운동에 관한 문항은 운동, 에너지, 활동에 대한 6문항으로 이루어져 있고 ‘매우 맞다(4점)’에서 ‘매우 틀리다(1점)’로 응답하게 되어 있으며, 문항 중 부정문항(4, 5, 6)은 역채점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신체기능이 좋음을 의미한다. Bhatia 등(2004)의 연구에서는 요인분석을 통하여 도구의 타당도를 검증하여 ‘활동 및 운동’에 관한 문항의 Cronbach’α=.78로 제시하였고 본 연구에서의 Cronbach’α=.84이었다.
우울
Beck 등(1961)의 성인용 우울척도(Beck Depression Inventory)를 Kovacs (1985)가 아동의 연령에 맞게 구성한 아동용 우울 검사(Children's Depression Inventory)를 Jo와 Lee (1990)가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번안한 한국형 소아 우울척도로 측정하였다. 한국형 소아 우울척도는 총 27문항으로 지난 2주일 동안의 자신의 기분 상태를 0점에서 2점 척도 상에서 자가보고하게 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정도가 심한 것을 의미한다. 이 도구는 한국 아동에게서 표준화된 우울 측정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번역·개발 당시의 Cronbach’α 는 .88이었고, 본 연구에서의 Cronbach’α=.84이었다.
자아존중감
Rosenberg (1965)가 개발하고, Lee와 Won (1995)이 번안한 자아존중감 도구로 측정하였다. 이 도구는 총 10문항으로 이루어져 있고, ‘대체로 그렇지 않다(1점)’에서 ‘항상 그렇다(4점)’로 응답하게 되어 있으며 부정문항(2, 4, 5, 10)은 역채점하여 계산된 총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 도구는 타당도가 검증된 표준화된 도구로 Cronbach’α=.89이었고 본 연구에서의 Cronbach’α=.88이었다.
대처전략
Min과 Yoo (1998)가 개발한 학령기 아동의 일상적 스트레스 대처행동 척도를 수정·보완한 Park과 Jeong (2001)의 도구를 이용하여 대처 전략을 측정하였다. 이 도구는 적극적 대처행동, 소극·회피적 대처행동, 공격적 대처행동, 사회지지 추구적 대처행동의 4개 범주로 구성되어 있고 각 하위범주별 5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항상 그렇다(4점)’로 대답하게 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영역의 대처 전략을 많이 사용함을 의미한다. Park 과 Jeong (2001)의 연구에서 요인분석을 통해 타당도를 검증하였으며 Cronbach’α=.81이었고 본 연구에서의 Cronbach’α=.69이었다.
부모용 측정 도구
사회적응
Kohn과 Rossmand의 사회적 역량 척도(Social Competence Scale)와 Gesten의 건강자원검사(Health Resources Inventory, HRI)를 기초로 Koo와 Choi (1998)가 수정 ∙ 보완한 사회적 역량 측정도구로 측정하였다. 이 도구는 주도성 8문항, 유능성 7문항, 사교성 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총 점수가 높을수록 사회적 역량이 높음을 의미한다. Koo와 Choi (1998)는 요인분석을 거쳐 내용 타당도를 검증하였으며 주도성, 유능성, 사교성 각 요인별 Cronbach’α를 .81, 81, 83으로 제시하였고 본 연구에서의 요인별 Cronbach’α는 각각 .91, .88, .89이었다.
자료수집 방법
자료수집은 S대학병원(IRB No. 1209-057-425)과 Y간호대학(IRB No. 2012-1023)의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2012년 10월부터 11월까지 시행하였다. 대상자에게 연구의 목적과 절차, 방법, 연구 대상자의 권리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제공을 한 후 자발적인 동의를 얻고 시행되었으며, 연구 대상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연구 참여를 승낙한다는 아동의 서명과 연구 참여를 동의한다는 보호자의 서명을 함께 서면으로 받았다. 자료수집은 외래 대기실에서 시행되었으며, 자료수집 방법 및 절차에 대한 프로토콜에 의해 본 연구자가 연구보조자인 간호사 3명의 도움을 받아 수집하였다. 자료수집 시 아동에게 질문지 작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 후 아동이 직접 읽고 기록하게 하였으나, 혼자서 질문지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 문항을 읽어주고 답변 내용을 기재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자료분석 방법
수집된 자료의 통계처리는 SPSS 18을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구체적인 분석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 및 주요 변수는 기술 통계로 분석하였다.
둘째, 일반적 특성에 따른 사회적응 정도의 차이는 t-test와 ANOVA 분석을 시행하였다.
셋째, 대상자의 신체기능과 우울, 자아존중감 및 대처전략과 사회적응 정도와의 상관관계는 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s로 분석하였다.
넷째, 대상자의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Multiple linear re-gression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일반적 특성에 따른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의 차이
아동의 일반적 특성과 이에 따른 사회적응의 차이는 Table 1과 같다. 아동의 치료 종류(t=3.974, p =.023), 가족 전체가 모여 대화하는 시간(t=2.530, p =.013), 학교생활의 즐거움(t=3.177, p =.002), 그리고 친구관계 만족도(t=4.961, p <.001)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를 보였다.
Table 1.
Characteristics | Division | n (%) | Mean (±SD) | t or F | p |
---|---|---|---|---|---|
Gender | Male | 45 (57.0) | 82.13 (13.45) | 0.954 | .343 |
Female | 34 (43.0) | 85.21 (15.07) | |||
Age (year) | 10-13 | 29 (36.7) | 82.31 (16.20) | 0.337 | .715 |
14-16 | 32 (40.5) | 83.19 (13.21) | |||
17-19 | 18 (22.8) | 85.78 (12.71) | |||
Diagnosis | ALL | 28 (35.4) | 86.96 (15.55) | 0.803 | .571 |
AML | 10 (12.7) | 83.40 (15.20) | |||
HL | 7 (8.9) | 85.29 (22.34) | |||
NHL | 10 (12.7) | 83.30 (5.83) | |||
NBL | 2 (2.5) | 85.50 (7.78) | |||
OSA | 6 (7.6) | 80.00 (13.89) | |||
etc | 16 (20.3) | 77.69 (10.73) | |||
Treatment | Only chemotherapy a | 42 (53.1) | 87.38 (13.47) | 3.974 | .023(a>b)* |
Combined therapy included chemotherapy a | 14 (17.7) | 80.07 (10.28) | |||
Combined therapy Included transplantation b | 23 (29.1) | 78.17 (15.59) | |||
Treatment duration (year) | <1 | 22 (27.8) | 84.73 (14.96) | 0.134 | .874 |
1-<2 | 26 (32.9) | 82.62 (13.72) | |||
>2 | 31 (39.2) | 83.26 (14.35) | |||
Family member | Parents, sibling | 67 (84.8) | 82.21 (14.09) | 1.796 | .173 |
Grandparents, parents, sibling | 8 (10.1) | 89.50 (13.69) | |||
Single parent, sibling | 4 (5.1) | 92.25 (13.18) | |||
Time to communicate with family (hour/day) | <2 | 35 (44.3) | 86.96 (15.55) | 2.530 | .013 |
>2 | 44 (55.7) | 83.40 (15.20) | |||
In school | Yes | 65 (82.3) | 84.22 (14.62) | 1.028 | .307 |
No | 14 (17.7) | 79.93 (11.57) | |||
Pleasure to attend school (score) | 0-7 | 29 (44.6) | 78.21 (14.53) | 3.177 | .002 |
8-10 | 36 (55.4) | 89.06 (12.97) | |||
Consideration of teacher (score) | 0-7 | 28 (43.1) | 82.54 (14.57) | 0.803 | .425 |
8-10 | 37 (56.9) | 85.49 (14.73) | |||
Satisfaction with peer interaction (score) | 0-8 | 38 (48.1) | 76.26 (12.54) | 4.961 | <.001 |
9-10 | 41 (51.9) | 90.12 (12.28) | |||
Consideration of medical team (score) | 0-8 | 39 (49.4) | 81.67 (13.96) | 1.110 | .270 |
9-10 | 40 (50.6) | 85.20 (14.31) |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신체기능, 우울, 자아존중감, 대처전략 및 사회적응의 상관관계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신체기능, 우울, 자아존중감, 대처전략 및 사회적응은 Table 2와 같다.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은 가능한 총점 115점에서 83.5±14.16점으로 중간 이상의 수준을 보였다.
Table 2.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과 주요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보았을 때 우울(r=-.324), 공격적 대처전략(r=-.269)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였다. 즉 우울할수록 혹은 공격적 대처전략을 많이 사용할수록 사회적응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체기능(r=.447), 적극적 대처전략(r=.248) 및 자아존중감(r=.297)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는데, 이는 신체기능이 좋을수록, 대처 중 적극적 대처전략을 많이 사용할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사회적응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Table 3).
Table 3.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상관관계 분석상에서 유의수준 5% 이내의 변수를 포함한 상태에서 단계선택 방법을 사용하여 다중회귀분석 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Table 4.
Variable | B | S.E. | β | t | Adj R2 | F |
---|---|---|---|---|---|---|
Constant | 54.128 | 6.856 | 7.895 | .188 | 19.048 | |
Physical functioning | 1.656 | .379 | .445 | 4.364 (<.001) | (<.001) |
우선 회귀분석의 가정을 검정하기 위하여 Durbin-Watson을 이용하여 오차의 자기상관을 검정한 결과 1.911로 검정통계량(1.74)보다 크기 때문에 자기상관이 없었다. 다음으로 공차한계(Tolerance)와 VIF 값을 이용하여 다중공선성을 검정하였는데 모든 변수가 공차한계가 0.1 이하이거나 VIF 값이 10보다 크지 않아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귀모형을 분석한 결과 회귀모형은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을 설명함에 있어서 유용한 모형으로 나타났고(F=19.048, p <. 001), 모형이 사회적응의 변동을 18.8% 설명하였다.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신체기능(β=.445, p < .001)으로 나타났으며, 신체기능이 1점 증가할 때 사회적응 점수는 평균 1.656점 증가함을 보여주고 있다.
논 의
본 연구에서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은 평균 83.5점으로 중간 이상의 수준을 나타내었는데, 이는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이 비교적 높은 사회적응과 삶의 질 수준을 보인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Zebrack & Chesler, 2002). 아동의 사회적응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또래에 의한 사회측정법, 성인에 의한 측정법, 행동관찰법, 자기보고식 평가 방법 등 다양하지만 어머니는 아동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때문에 전체적인 맥락에서 아동의 행동을 평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Koo & Choi, 1998) 본 연구에서는 부모평가 방법을 이용하여 아동의 사회적응 정도를 측정하였다. 하지만 소아암 생존자와 부모를 대상으로 아동의 문제행동과 삶의 질을 측정하였을 때, 부모가 아동에 비해 문제행동은 더 낮게, 삶의 질은 더 높게 보고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연구결과(Kim et al., 2011)를 고려해보면, 어머니가 측정한 아동의 사회적응 정도는 신중하게 해석되어야 하며, 추후 연구에서는 아동의 자가보고식이나 행동관찰법 등 다양한 측정방법을 통해 사회적응이 측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동의 일반적 특성 중 치료 종류, 가족 전체가 모여 대화하는 시간, 학교생활의 즐거움과 친구관계 만족도에 따라 사회적응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치료 종류에 따른 사회적응을 보면 조혈모세포이식을 포함한 병합치료를 받은 군에서 사회적응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이는 항암치료 단독요법으로 치료하는 경우 많은 아동들이 치료가 종료되기 전에 학교 등의 사회로 복귀하는 것에 비하여, 조혈모세포이식은 오랜 기간의 치료를 요하기 때문에 장기간의 사회로의 분리를 경험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하루 2시간 이상 가족이 함께 모여 대화하는 가정의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사회적응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에 있어 가족기능이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같은 결과이다(Alderfer et al., 2009; Wakimizu et al., 2011). 또한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친구와의 관계에서 만족하고 있는 아동이 사회적응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관계 만족도의 경우 본 연구의 종속변수인 사회적응의 범주 안에 포함될 수 있는 개념이지만, 아동이 표현한 친구관계에서의 만족도를 친구에게서 받는 지지로 해석한다면 아동이 인지한 친구의 지지가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친구가 아동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환경 중 하나임을 보여주고 아동의 치료기간 동안에도 친구와의 관계가 단절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인 변수는 신체기능, 우울, 공격적 대처전략, 적극적 대처전략 및 자아존중감이었다. 아동의 사회적응과 신체기능의 유의한 상관관계는 신체기능의 저하가 있을 경우 사회적응을 잘 못한다는 기존의 연구와 비슷한 결과이다(Robert et al., 2010).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이 경험하는 우울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정상군보다 우울 정도가 높다는 결과(Wakimizu et al., 2011)와 정상군과 비슷한 정도의 우울을 경험한다(Noll, Bukowski, Davies, Koontz, & Kulkarni, 1993)는 상반되는 결과가 혼재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도구와 같은 도구를 적용한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초등학생 고학년의 우울 점수가 평균 38.74점이었고(Hong, 2005), 신증후군 환아의 우울 점수는 평균 11.44점(Kim & Yoo, 2004)으로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우울 정도는 비교적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료수집 과정에서 아동의 설문지 작성에 보호자가 관여하여 아동이 솔직한 대답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본 연구에서의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우울 수준은 비교적 높지 않았으나 다른 주요 변수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사회적응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적 상관관계를 보여 치료 후 나타나는 정서적 문제가 크지 않을지라도 아동의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한 변수임을 알 수 있다. 대처전략의 사용에 있어서 공격적 대처전략은 적게, 적극적 대처전략은 많이 사용할수록 사회적응 정도가 높았다. 이는 대처전략에 있어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긍정적인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존재하지 않지만, 효과적인 대처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는 적극적 대처의 사용이 아동의 사회적응을 촉진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아존중감은 선행연구에서 아동의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보고되어 있지만(Evan et al., 2006)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자아존중감이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사회적응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 자아존중감의 향상이 아동의 사회적응의 향상과 관계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신체기능으로 확인되었다. 치료 종료를 건강을 되찾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아동과 보호자에게 치료 종료 후에도 신체적 문제에 대한 염려를 해야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경험이다(Seo, 2010). 하지만 실제로 많은 아동이 치료가 종료된 후에도 사회적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신체적 문제를 경험하게 되며 이는 졸업, 취직과 같은 역할 수행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하였다(Gurney et al., 2009). 특히 본 연구에서는 치료 종료 후 시간이 많이 경과하지 않은 대상자를 포함시켰기 때문에 신체적 측면이 아동의 사회적응과 관련된 요인으로 강조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결과는 치료가 종료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신체적 어려움을 비교적 많이 경험할 수 있는 아동에 대한 관리가 각별히 필요함과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적응을 주로 정서적 문제와 관련하여 설명해 왔던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아동이 경험하는 신체적 문제가 사회적응에 미치는 영향 역시 비중있게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지금까지의 신체적 문제는 이차적 후유장애와 같은 의학적 진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아동의 신체적 측면을 활동 및 운동, 피로와 같은 기능적 측면으로 살펴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신체적 건강상태를 정의할 때 의학적 진단뿐만 아니라, 질병 및 치료로 인한 이차적 신체기능의 저하까지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고 요인들 간에 밀접한 관련성을 있음을 제시하였다. 현재 소아암 아동을 간호하는 데 있어 간호사의 역할은 주로 치료중인 아동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은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이는 간호학적 접근을 통해 예방 및 중재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치료 종료 후의 아동까지 포함하는 간호사로서의 가능한 역할을 제시함으로써 간호 영역을 확대하는 간호학적 의의를 가진다.
결 론
본 연구는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 정도를 알아보고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여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이 사회의 일원으로 긍정적으로 재통합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시행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은 가족과의 대화시간, 학교생활의 즐거움, 친구관계 만족도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체기능, 적극적 대처전략, 자아존중감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이고 우울, 공격적 대처전략과는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였다. 아동의 사회적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신체기능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아동의 신체기능 저하가 사회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변수로서 사회적응을 증진시키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 시 아동의 정서적 측면뿐만 아니라 신체적 측면도 동시에 고려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이상의 결과를 통해 가족과 친구를 포함한 소아암 치료 종료 아동의 사회적응 증진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이러한 프로그램은 효과적인 대처전략의 사용과 자아존중감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할 것임을 제언한다. 또한 소아암 아동의 신체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추후감시 및 재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