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우울은 살아가면서 경험할 수 있는 심리적 불안정 상태로,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건강 관련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크며[1],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2]. 특히 여성이 평생 우울을 앓을 가능성은 남성의 약 2배이며, 이러한 성별 차이는 사춘기부터 노년기까지 지속된다[3]. 만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정신질환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울의 평생 유병률이 여성은 6.9%, 남성은 3.0%로 보고되어 여성이 남성 대비 2배 이상 높았고, 30대 초반에 발병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우울을 경험한 여성의 10명 중 1명은 산후우울로 보고되어[4], 어머니의 우울에 대한 관심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어머니의 우울과 아동의 발달 간의 관계를 10년간 종단적으로 연구한 결과 출산 후부터 유아기까지 우울을 경험하는 어머니는 6.0%였으며, 이후 아동의 연령이 10세가 되었을 때는 9.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5]. 출산 1차년도부터 5차년도까지 어머니의 우울 수준을 확인한 Lee와 Kim [6]의 연구에서도 어머니의 우울 수준은 출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일시적으로 발생한 우울보다 만성적 우울이 더욱 위협적이어서[1] 특별한 관리가 요구되나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어머니 중 우울을 진단받고 치료받는 비율이 낮아 만성 우울로의 진행을 예방할 방안이 요구된다[6].
2. 우울한 어머니는 자녀가 보내는 신호에 민감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반응하며,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통제하려는 태도를 보이기도 하여 원활한 모아 상호작용의 형성을 불가능하게 한다[6,7]. 어머니의 우울감이 높을수록 아동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1], 우울은 어머니 역할에 대한 자신감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7]. 특히 유아기 아동을 양육하는 어머니의 우울은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과 학업뿐만 아니라 학령전기의 학교 준비도에도 영향을 미치며[8], 아동을 위축되게 하거나 정상적인 교우관계를 어렵게 하고, 이후 성인이 되어서의 사회생활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5]. 따라서, 유아기 어머니의 우울을 예방하기 위해 관심과 중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유아 어머니를 대상으로 우울 관련 변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머니의 자아정체감은 여성이 출산 후 아동이 발달하는 맥락에서 전 생애 동안 어머니 역할 수행과 적응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9,10]. 아동을 양육하는 어머니는 삶의 중심이 자신에서 자녀로 바뀌면서, 어머니로의 삶을 살게 되고, 새로 획득한 어머니 역할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아정체감이 변화될 수 있는데, 변화된 상황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고 나에 대한 의미를 찾으면서 자아정체감을 재확립하고, 변화된 상황에서의 위기를 극복한다[9-13]. 선행 연구에서는 주로 산후 1년 이내 또는 초산모를 대상으로 어머니의 자아정체감과 산후우울 간의 관련성을 제시하여, 어머니가 자아정체감을 부정적으로 지각할수록 어머니의 산후우울이 높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11-13]. 그러나 아동의 발달연령에 따라 어머니의 자아정체감이 변화할 수 있으므로, 영아기 이후 어머니의 자아정체감과 우울 간의 관련성을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유아기 어머니의 자아정체감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은 우울을 예방하거나 감소시키기 위한 중재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가 될 수 있다.
자녀를 양육하는 역할을 잘 해낸다는 긍정적인 심리상태인 양육효능감은 어머니에게 자녀의 양육으로 발생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한다[13,14]. 아동을 양육하면서 당면하는 다양한 과제를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어머니 역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고 역할 수행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우울이 발생할 수 있다[15]. 아동의 발달 수준에 맞는 부모 역할에 관한 실질적인 교육을 통한 양육효능감의 증진은 어머니의 우울을 감소시킬 수 있는 요인이므로[16] 어머니의 양육효능감을 유아기 어머니 우울의 영향요인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어머니의 우울 관련 변인으로 어머니 개인의 내적 특성 중 스트레스 대처방식이 고려될 수 있다.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는 다양한 양육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며, 어머니가 경험하는 양육 스트레스는 어머니 우울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17-20]. 스트레스 대처방식은 개인이 스트레스 상황이나 감정을 처리하는 과정과 방법을 의미하며, 개인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평가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적응과 부적응이 일어난다[21]. 즉 유아기 아동을 양육하는 어머니의 스트레스 부적응 상태인 우울을 예측하는 데에 스트레스 경험 여부보다는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방식이 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어머니의 스트레스 대처방식과 양육 스트레스 간의 관계를 살펴본 선행 연구에 따르면 어머니가 정서적 고통을 조절하는 정서중심적 대처방식을 많이 사용할수록 양육 스트레스가 높았으며[22], 직면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문제중심적 대처방식을 많이 사용할수록 양육 스트레스를 덜 경험하였다[23]. 어머니의 스트레스 대처방식과 우울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는 드물지만, 발달장애 아동을 양육하는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Woodman과 Hauser [24]는 어머니의 문제중심적 대처방식이 어머니의 우울에 조절효과가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유아 어머니의 우울은 아동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고, 가정 전체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므로 주의깊게 다루어야 할 건강 문제이다. 이에 본 연구는 유아 아동 어머니의 자아정체감, 양육효능감 및 스트레스 대처방식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여 어머니의 우울을 중재하는 데에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시도되었다.
연구 방법
2. 연구 대상
연구 대상은 생후 12개월부터 36개월 유아의 어머니로 충북 C시, 전북 G시의 가정 어린이집 10곳, 민간 어린이집 5곳과 경기도 B시의 가정 어린이집 3곳에 300부의 설문지를 배부하여 205부를 회수하였다(회수율 68.0%). 이 중 부적절하게 응답하였거나 불완전한 설문지, 아동의 연령이 36개월이 지난 설문지 41부를 제외한 164부를 최종 분석하였다. 연구에 필요한 대상자 수는 G*Power 3.1.9.2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양측 검정 유의수준 .05, 검정력 .90, 중간 효과크기 .15, 독립변수 12개로 산출하였을 때 요구되는 최소 표본수는 157명으로 확인되어 본 연구는 최소 표본수를 충족하였다.
3. 연구 도구
1) 우울
우울은 Radloff [25]가 개발한 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Depression Scale (CES-D)을 Chon, Choi와 Yang [26]이 국내에서 이용되고 있는 3가지 한국판 CES-D 도구를 통합하여 수정한 통합적 한국판 CES-D 도구를 이메일을 통해 사전승인을 받아 측정하였다. 총 20문항으로, 각 문항은 지난 일주일 동안 경험한 빈도를 기록하게 되어 있으며, ‘극히 드물다’ 0점에서 ‘거의 대부분 그렇다’ 3점까지의 4점 Likert 척도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정도가 심함을 의미하고, 임상적으로 우울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점은 총점 16점이다. 도구 개발 당시 Cronbach’s α는 .87이었고[25], Chon 등[26]의 연구에서는 .91, 본 연구에서는 .94였다.
3) 양육효능감
양육효능감은 12개월에서 36개월 유아 어머니를 대상으로 개발한 Gross와 Rocissano [14]의 양육효능감 도구를 Kim과 Park [28]이 번안하고 수정한 도구를 이메일을 통해 사전승인을 받아 측정하였다. 총 37문항으로, ‘전혀 그렇지 않다’ 1점에서 ‘매우 그렇다’ 5점까지의 5점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양육효능감이 높음을 의미한다. 도구 개발 당시 Cronbach’s α는 .95였으며[14], Kim과 Park [18]의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사전 .97, 사후 .87이었고, 본 연구에서는 .97이었다.
4) 스트레스 대처방식
스트레스 대처방식은 Folkman과 Lazarus [21]가 개발한 대처방식 척도(The way of Coping Checklist) 개정판을 Kim과 Lee [29]가 번안하고 수정한 도구를, Yoon [30]이 재구성한 도구를 이메일을 통해 사전승인을 받아 측정하였다. 총 44문항으로, 문제중심적 대처 21문항, 정서중심적 대처 23문항이며, ‘사용하지 않는다’ 0점에서 ‘아주 많이 사용한다’ 3점까지의 4점 척도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각 대처방식의 사용 정도가 높음을 의미하며, Yoon [30]의 연구에서 문제중심적 대처 문항의 Cronbach’s α는 .86, 정서중심적 대처 문항의 Cronbach’s α는 .76이었으며, 본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문제중심적 대처 .91, 정서중심적 대처 .70이었다.
4. 자료 수집 방법
본 연구는 연구자가 소속된 대학교의 연구 윤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승인을 얻은 후 자료 수집을 진행하였다(No.: CBNU-201804-SB-609-01). 충북 C시, 전북 G시, 경기도 B시의 가정 어린이집, 민간 어린이집을 방문하여 원장과 보육교사에게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설명하였고, 수집된 자료는 연구 이외의 목적으로는 사용되지 않음을 밝힌 후 연구에 허락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설문지는 아동의 담당 교사가 하원하는 아동의 가방에 설문지와 사례품을 함께 넣어 배부하였으며, 등원 시 회수하도록 하였다. 설문지 작성은 자발적으로 연구 참여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한 후 작성하도록 하였으며, 원치 않으면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음을 밝히고 설문지 작성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자의적으로 작성하도록 하였다.
5. 자료 분석 방법
수집된 자료는 SPSS/WIN 24.0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자아정체감, 양육효능감, 스트레스 대처방식, 우울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기술통계를 사용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우울 정도는 t-test 및 ANOV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고, 사후검정은 Scheffé test로 분석하였다. 대상자의 자아정체감, 양육효능감, 스트레스 대처방식과 우울 정도와의 상관관계는 Pearson's correlation coefficient를 이용하여 분석하였고, 대상자의 자아정체감, 양육효능감, 스트레스 대처 방식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하였다.
연구 결과
1.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유아의 성별은 남아 44.5%, 여아 55.5%였고, 평균 월령은 26.44±6.10개월이었다. 어머니의 평균 연령은 35.96±3.85세였으며, 30대 어머니가 77.4%로 가장 많았다. 어머니가 직장이 있는 경우는 43.9%였으며, 가정주부인 경우는 56.1%였다. 자녀 수는 1명인 경우가 50.6%로 가장 많았고, 아버지 근무형태가 비교대직인 경우 65.9%, 경제수준은 보통으로 인지한 경우가 69.5%로 가장 많았다(Table 1).
2. 대상자의 자아정체감, 양육효능감, 스트레스 대처방식 및 우울 정도
유아 어머니의 자아정체감은 평균 3.23±0.55점(5점 만점)이고, 양육효능감은 평균 3.90±0.68점(5점 만점)이었으며, 스트레스 대처방식 중 문제중심적 대처는 평균 1.34±0.46점(3점 만점), 정서중심적 대처는 평균 1.10±0.30점(3점 만점)이었다. 어머니의 우울은 평균 14.01±10.22점이고, 우울 점수가 16점 이상인 경우는 전체의 37.8%였다(Table 2).
3.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우울 차이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우울은 어머니가 지각한 아동의 건강상태(t=3.48, p=.001), 직업 유무(t=2.24, p=.027), 남편의 근무형태(t=3.05, p=.003), 지각한 본인의 건강상태(t=4.93, p<.001), 경제수준(F=24.22, p<.001)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어머니가 지각한 아동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직업이 없는 경우, 남편이 교대직인 경우, 지각한 본인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 우울점수가 높았으며, 경제수준이 낮은 경우가 중간이거나 높은 경우보다 우울 점수가 높았다(Table 3).
4. 대상자의 자아정체감, 양육효능감, 스트레스 대처방식 및 우울 간의 상관관계
유아 어머니의 우울은 자아정체감(r=-.75, p<.001), 양육효능감(r=-.48, p<.001) 및 스트레스 대처방식 중 문제중심적 대처방식(r=-.41, p<.001)과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고, 정서중심적 대처방식(r=.18, p=.024)과는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Table 4).
5. 대상자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유아 어머니의 자아정체감, 양육효능감, 스트레스 대처방식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일반적 특성 중 유의한 차이를 나타낸 변수는 더미변수 처리하여 투입하였다. Durbin-Watson 통계량은 2.01로 2에 가까워 오차의 자기상관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공차한계(tolerance)는 .22~.93으로 0.1 이상이었고, 분산팽창인자인 Variance Inflation Factor (VIF)는 1.07~4.56으로 10 미만이어서 독립변수 사이의 다중공선성 문제는 없어, 회귀 모형이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F=23.22, p<.001).
유아 어머니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1단계로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을 투입하였을 때 회귀모형은 유의하였으며(F=13.32, p<.001), 설명력은 34.0%였다. 2단계로 자아정체감, 양육효능감, 스트레스 대처방식을 투입하였을 때 설명력은 60.0%로 증가하였다.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자아정체감(β=-.69, p<.001), 높은 경제수준(β=-.35, p=.002), 중등도의 경제수준(β=-.33, p=.002), 지각한 건강상태(β=-.12, p=.034)의 순이었다(Table 5).
논 의
본 연구는 유아기 어머니를 대상으로 자아정체감, 양육효능감, 스트레스 대처방식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여 유아를 양육하는 어머니의 우울 연구 및 중재 프로그램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시도되었다.
연구 결과, 유아 어머니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자아정체감, 경제수준, 지각된 건강상태가 확인되었으며, 설명력은 60.0%였다. 어머니의 자아정체감이 유아 어머니의 우울에 가장 영향력이 큰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국내에서 출산 후 1년 이내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에서도 어머니의 우울에 어머니의 자아정체감이 유의한 영향요인이라고 보고하여[11-13], 어머니의 자아정체감이 높을수록 우울이 낮다는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 즉, 유아 어머니의 우울도 산후우울과 마찬가지로 자아정체감이 관련이 있으며, 자아정체감이 높은 어머니는 우울에 덜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어머니의 우울 정도는 어머니가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나타낸다. 어머니의 자아정체감이 긍정적으로 형성될 때, 어머니는 어머니로서의 안정감을 느끼고, 자녀의 사회적 능력과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게 되어[10], 어머니의 우울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어머니의 자아정체감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자신을 긍정적으로 지각할 수 있도록 돕는 상담과 교육이 필요하고, 출산 경험, 지지체계, 양육태도 등 개인 특성과 기질, 반응성 등 자녀 특성이 복합적으로 자아정체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10], 유아기 어머니의 자아정체감 관련 변인을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향후 유아 어머니의 우울을 감소시키기 위한 간호중재 및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자아정체감을 함께 증진할 수 있도록 고안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머니의 우울에 두 번째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대상자 특성 중 경제수준이었으며, 경제수준을 낮게 지각할수록 우울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경제적인 측면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한 선행 연구에서도 밝혀진 바[10,18-20]와 유사하다. 11~18개월 영유아 어머니의 우울은 가구 월 소득이 낮을수록 높았으며[19], 학령전기 자녀를 둔 어머니의 우울은 가구 월 소득이 낮을수록, 미취업일수록 높았다[20]. 어머니가 가정의 경제수준이 낮다고 지각할수록 어머니의 우울 증상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저소득층 유아 어머니를 대상으로 우울을 조기에 선별하고, 중재하는 방안과 정책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어머니가 지각하는 건강상태 또한 유아 어머니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즉, 어머니가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부정적으로 지각할수록 우울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머니의 우울과 어머니의 주관적인 건강상태 지각이 관련 있음[10,11,18]을 보고한 선행 연구를 지지하는 결과이다. 특별한 질환이 없다 하여도 평상시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지각하는 경우에 우울을 조기발견 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으므로[11] 어머니가 호소하는 주관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중재하는 것이 필요하다. 육아 관련 정보제공 기회에 어머니의 건강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것이 어머니의 우울감을 조절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존의 선행 연구에서 어머니의 우울과 관련이 있었던 어머니의 양육효능감과 스트레스 대처방식은 본 연구에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의 우울은 어머니 개인의 건강상태, 심리사회적 특성 외에 자녀의 특성과 어머니가 지각하는 부부갈등이나 사회적 지지와 같은 관계 특성 등에 의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여[19,20], 선행 연구와 달리 본 연구에서 어머니의 양육효능감과 스트레스 대처방식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추후 연구에서는 양육의 배경이 되는 관계 특성을 포함하여 유아기 어머니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다각적으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인 양육효능감은 부모의 양육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아동의 발달에 기여할 수 있는 주요요인이지만[16], 어머니의 양육효능감과 우울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선행 연구에서도 일관되지 않은 결과를 나타냈다. 11~18개월 영유아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Kim과 Choi [19]의 연구와 12개월 이내 영아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Kohlhoff와 Barnett [16]은 어머니의 양육효능감이 높을수록 우울이 낮았다. 그러나 6~7세 자녀를 둔 어머니의 우울 영향 요인을 확인한 Song, Ju와 Pang [20]의 연구에서는 양육효능감과 어머니의 우울 간의 관련성이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아동이 발달해감에 따라 양육효능감이 어머니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함을 반영하는 결과로 생각되나 추후 반복 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어머니가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양육 스트레스는 어머니 우울을 예측할 수 있는 요인이며[18,20], 어머니가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떠한 대처방식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어머니가 느끼는 양육 스트레스가 달라질 수 있다[22,23]. 따라서, 유아 자녀를 둔 어머니의 우울과 스트레스 대처방식 간의 관계에 있어 양육 스트레스의 매개효과에 대한 연구를 제언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유아 어머니를 편의표집하여 횡단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로 일반화할 수 없다는 점과 어머니의 우울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립변수 간의 영향을 통제하지 못했으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어머니 개인의 내적 특성 중 일부 특성과 유아 어머니 우울 간의 관계를 확인하였으므로 어머니 개인의 내적 특성, 관계 특성, 자녀 특성이 유아 어머니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통합적으로 확인하는 후속 연구를 제언한다.
본 연구는 이제까지 유아기 어머니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가 부족했던 자아정체감을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파악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머니의 자아정체감을 변수로 한 반복적이고 추가적인 연구를 제언하며, 자아정체감의 강화를 통해 우울 수준을 조절할 수 있는 중재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밝힌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영유아 건강검진 시 어머니를 대상으로 우울 정도를 측정하고 우려되는 수준을 판별하고 관리하는 제도적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제언하는 바이다.
결 론
본 연구는 유아 어머니의 우울 정도를 파악하고 자아정체감, 양육효능감, 스트레스 대처방식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시도하였다. 대상자 중 37.8%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수준의 우울이었고,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자아정체감, 어머니가 지각한 본인의 건강상태, 경제수준이 확인되었다. 이들 변수가 유아 어머니의 우울에 미치는 설명력은 60.0%였으며, 이 중 자아정체감의 영향력이 가장 컸다. 유아기 아동을 양육하는 어머니의 우울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관리하는 구체적인 시도가 요구되며, 어머니의 우울 중재시 자아정체감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제언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