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1. 연구의 필요성
삶의 질은 모든 사람에게 중요하며, 일반적으로 삶의 긍정적 ·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다차원 개념으로 아동 역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권리를 가진다. 지금까지 삶의 질에 대한 연구는 주로 보건의료분야의 건강이라는 맥락 내에서 즉 건강문제가 있는 대상자를 중심으로 건강 관련 삶의 질의 측면으로 다루어져 왔으며, 아동의 삶의 질은 성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1]. 그러나 성장 · 발달 단계에 따라 삶의 질에 대한 개인의 지각이 달라지고, 어린 시절의 삶의 질은 성인기 삶의 질의 근간이 된다는 측면에서[2] 다양한 발달단계의 아동을 대상으로 삶의 질 개념과 관련 변인을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아동의 삶의 질은 과거에는 주로 빈곤이나 건강, 교육, 주거 등 객관적이고 물리적인 측면에서의 결핍(deprivation)에 대해 다루었으나 최근에는 아동이 주관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측면인 주관적 삶의 질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대두되고 있다[3].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의 주관적 삶의 질은 영역별로 극심한 불균형을 보였다. 우리나라 아동의 주관적 건강수준, 신장 및 체중 등 신체건강은 매우 양호한 수준이며, 아동의 성장에 필요한 물질적 · 사회적 기본조건도 충족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주관적 삶의 질 즉 아동이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4]. 이러한 결과는 아동의 삶의 질 영역 중 객관적 측면에서의 물리적 여건이 좋아도 주관적 삶의 만족도를 만족시키는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학령기는 초등학교 입학을 통해 새로운 환경과 역할을 획득하는 시기로 전체 학교생활 중 가장 긴 기간을 차지하는 시기이다. 또한 이 시기는 인간발달 측면에서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보호받는 시기에서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과도기적 시기이기도 하다[5]. 사고가 구체화되는 학령기 아동은 자신의 삶에 대해 현실적으로 인식할 수 있고, 주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6]. 따라서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각적 검토가 요구되지만, 이와 관련한 변인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학령기 아동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으며, 부모, 학업 및 학교, 친구 관계에서 오는 갈등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학생은 학업부담감이 높고, 무한한 경쟁에 대한 부담감을 피할 수 없으며, 부모의 기대감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 속에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스트레스에 노출되게 된다[7-9]. 아동은 스트레스의 양에 비해 스트레스 대처능력이 낮아 학교공포증이나, 두통, 복통 등 신체적 증상의 경험 등 다양한 형태의 학교생활 부적응 상태가 나타나기도 하는데[9], 학년이 오를수록 학습량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학업 스트레스가 증가하게 된다. 특히 학령기 후기는 사춘기가 시작됨으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변화를 경험하게 됨으로 스트레스가 더욱 높아지게 된다[10]. 자아개념과 가치관이 형성되어 부모에게 의존적이던 미성숙한 자아와 독립하려는 자아가 공존하면서, 부모의 보호를 기대하면서도 동시에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양가감정을 가지게 되어 기존의 부모-자녀관계에 변화가 요구되기도 한다[10]. 가정에서 벗어나 새로이 몰입하게 되는 친구 관계는 부모와의 관계와 다른 사회적 기술이 요구된다. 또래끼리 구성된 집단에 소속되고자 노력하고 그룹 내 소속되지 못할 경우 자신감이 저하되고 위축되어 정상적인 학교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게 된다[11]. 이처럼 학령기 아동이 경험하는 일상적 스트레스는 아동의 행복을 위협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7,9,12]. 따라서 학령기 아동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은 삶의 질을 증진시키기 위한 중재 프로그램의 기초가 될 수 있다.
아동은 성인보다 자주 웃고 일상의 사소한 일에 웃음을 터뜨린다. 웃음을 즐길 뿐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을 유발시키는 것도 즐겨하여 생활 속 인물 및 소품 등을 소재로 삼거나 TV 프로그램을 따라하면서 웃음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유머는 웃음을 유발시키고 즐거움을 주기 위해 사용되는 것으로[13-15], 아동은 생활 속에서 여러 방식으로 유머를 사용하곤 한다. 유머감각은 유머를 사용하는 능력으로, 유머를 감지하고 즐기며 창조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는데[16,17], 상황에 맞는 적절한 유머감각은 부정적인 정서를 다루는데 효과적이어서 두려움, 공포, 불안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어기전이 된다[17]. 발휘된 유머감각을 통해 정신적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현실로부터 짧은 순간이나마 도피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공격성을 표출시키려는 아동의 경우 직접적인 공격이 아닌 우회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이용하기도 한다[14].
아동의 사회적 측면에서 본 유머의 긍정적인 효과로는 유머를 자주 사용하는 아동이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부모와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가 원만하고 안정적이어서 학교생활적응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냈다[18,19]. 학령기 아동에게 있어 또래관계는 사회적 발달에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데 의사소통의 도구로 사용한 유머의 반응이 호응적이었을 때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스트레스의 대처전략으로 사용되는 유머감각은 스트레스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고, 발생하는 증상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웃음발생을 통한 근육이완을 도모하여 신체적인 편안함을 제공하기도 한다[13,16]. 다만, 유머 관련 국내 연구는 간호사, 환자 등을 대상으로 주로 이루어져 왔으며, 유머 간호중재의 속성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가 있을 뿐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제한적이다[15]. 유머감각을 학령기 아동의 자아탄력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확인한 Sim과 Hwang [19] 이외에 건강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유머 관련 연구는 거의 이루어져 있지 않으며, 삶의 질을 연관시킨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유머를 사용할수록 문제중심적 스트레스 대처방식을 많이 사용하고, 삶의 태도와 사회적 건강수준이 높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16]. 유머를 통한 웃음은 행복감을 주게 되므로[18], 학령기 아동의 유머감각은 삶의 질 증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본 연구는 학령기 아동이 지각하는 일상적 스트레스, 유머감각, 삶의 질 정도를 확인하고,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여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 향상 교육 및 중재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 방법
2. 연구 대상
본 연구는 비확률 표본추출인 편의 표출법을 사용하여 충청북도 C시의 3개 초등학교와 경기도 B시에 소재하는 2개 초등학교를 표출하고, 표출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초등학교 5, 6학년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한글 설문지를 읽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고, 연구 참여에 서면동의를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366부의 설문지를 배포하였고, 미응답 및 부적절하게 응답한 설문지를 제외한 321부를 최종 분석하였다. G*Power 3.1.7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다중회귀분석에 필요한 적정 표본수를 산출한 결과, 양측 검정 유의수준 .05, 검정력 .95, 중간 효과크기 .15, 독립변수 14개일때 요구되는 표본 수는 192명으로 최소 표본수를 충족하였다.
3. 연구 도구
1) 삶의 질
삶의 질은 Shin [20]이 개발한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 측정도구를 도구 사용에 대한 승인을 얻어 사용하였다. 이 도구는 총 64문항으로 자기가치, 사회, 학업, 심리, 가족, 물리, 신체의 7개 하위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아니다’ 0점에서 ‘항상 그렇다’ 4점까지의 5점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아동의 삶의 질이 높음을 의미한다. 도구 개발당시 신뢰도 Cronbach’s α는 .97이었고, 본 연구에서 도구의 신뢰도 Cronbach’s α값은 .96이었다.
2) 일상적 스트레스
일상적 스트레스는 Han과 Yoo [21]가 개발한 한국 아동의 일상적 스트레스 측정도구를 도구 사용에 대한 승인을 얻어 사용하였다. 이 도구는 총 42문항으로 부모, 가정환경, 친구, 학업, 교사 및 학교생활, 주변 환경 스트레스의 5개 하위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부모님이 늘 공부하라고 말씀하셔서 짜증이 난다’, ‘대학에 못 들어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나보다 딴 아이를 더 좋아해 속상하다’ 등 아동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심리적 부담감을 나타내는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 1점에서 ‘매우 그렇다’ 4점까지의 4점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일상적 스트레스 지각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도구 개발당시 Cronbach’s α는 .85였고, 본 연구에서 도구의 신뢰도 Cronbach’s α값은 .94였다.
3) 유머감각
유머감각은 Thorson과 Powell [17]이 개발한 Multidimensional Sense of Humor Scale을 Lee 와 Cho [16]가 번안, 수정한 도구를 승인을 얻어 사용하였다. 이 도구는 총 20문항으로 유머생성과 유머에 대한 선호도의 2개 하위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 1점에서부터 ‘항상 그렇다’까지의 5점 척도로, 부정적 진술 문항은 역으로 환산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유머감각이 높음을 의미한다. 도구 개발당시 신뢰도 Cronbach’s α는 .92였고, 본 연구에서 도구의 신뢰도 Cronbach’s α값은 .94였다.
4. 자료 수집 방법
본 연구는 연구자가 소속된 C대학교의 연구 윤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승인을 얻은 후 진행하였다(IRB No: CBNU-201704-SB-446-01). 자료 수집기간은 2017년 5월 17일부터 6월 15일까지로, 학교장과 담임교사의 승인을 얻은 후 설문지와 동의서를 동봉한 봉투를 배부한 후 가정에서 작성하게 하여 봉투째로 회수하였다. 학생들에게 배부되는 봉투에는 연구의 목적과 설문지 작성방법이 포함된 설문지 설명서와 아동과 아동의 어머니 각각의 연구 참여 동의서(연구 참여를 원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음, 연구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 연구종료 후 설문지는 폐기함 등), 설문지, 소정의 사례품(학용품)을 동봉하였다. 배부 2주 이내에 수거하였으며, 알림장을 통해 수거 예정일을 지속적으로 통보하도록 하여 수거율을 높였다.
5. 자료 분석 방법
수집된 자료는 SPSS/WIN 24.0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일상적 스트레스, 유머감각 및 삶의 질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기술통계를 이용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삶의 질은 t-test 및 ANOV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고, 사후검정은 Scheffés test로 분석하였다. 대상자의 일상적 스트레스, 유머감각 및 삶의 질 간의 상관관계는 Pearson’s correlation coefficient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대상자가 지각하는 일상적 스트레스와 유머감각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 다중회귀분석(multiple regression analysis)을 이용하였다.
연 구 결 과
1.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대상자의 학년은 5학년이 48.4%, 6학년이 51.6%였으며, 성별은 남아가 47.5%, 여아는 52.5%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형제자매의 수는 2명이 가장 많았으며(65.2%), 4명 이상인 경우도 3.1%였다. 가정을 방문하여 지도하는 학습지를 하지 않는 경우가 60.1%, 현재 다니고 있는 학원은 1~2개인 경우가 61.4%였다. 평상시에 유머를 사용하는 경우는 89.4%로 대부분 유머를 사용하고 있었다. 동거가족 형태는 양친 부모와 함께 동거하고 있는 경우는 94.4%로 가장 많았다(Table 1).
2. 대상자의 일상적 스트레스, 유머감각 및 삶의 질
대상자의 일상적 스트레스의 평점 평균은 1.56±0.42점(4점 만점)이었으며, 하위영역별로는 학업 관련 스트레스가 1.93±0.63점으로 가장 높았고, 부모 관련 스트레스 1.75±0.65점, 친구 관련 스트레스 1.42±0.55점, 교사 및 학교생활 스트레스 1.40±0.42점, 가정환경 관련 스트레스가 1.32±0.45점 순으로 나타났다. 대상자의 유머감각은 평점 평균 3.37±0.73점(5점 만점), 하위영역별로는 유머생성 3.11±0.86점, 유머에 대한 선호도는 3.76±0.69점이었다. 대상자의 삶의 질은 평점 평균 3.13±0.49점(4점 만점)이었으며, 하위영역별로는 가족 영역이 3.48±0.63점으로 가장 높았고, 사회적 영역이 3.22±0.67점, 심리적 영역이 3.20±0.74점의 순이었으며, 자기가치 영역이 2.85±0.60점으로 가장 낮았다(Table 2).
3.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삶의 질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삶의 질은 다음과 같다.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은 학년(t=2.11, p=.036), 형제자매의 수(F=2.70, p=.046), 성적(F=24.25, p=.001), 평상시 유머사용 유무(t=2.46, p=.014), 일상생활 만족도(F=41.41, p<.001), 부모의 권위적 통제 정도(F=4.72, p=.001), 지각하는 가정 분위기(F=60.40, p<.001)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4. 대상자의 일상적 스트레스, 유머감각 및 삶의 질 간의 상관관계
대상자의 삶의 질과 각 변수들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상관관계 분석을 한 결과, 삶의 질은 일상적 스트레스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r=-.70, p<.001), 유머감각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r=.45, p<.001)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적 스트레스와 유머감각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r=-.29, p<.001)를 나타냈다(Table 4).
5. 대상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일반적 특성 중 삶의 질에 차이가 있었던 학년, 형제의 수, 학교 성적, 유머사용 여부, 일상생활 만족 정도, 부모의 권위적 통제 정도, 지각하는 가정 분위기 7개와 상관관계 분석에서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일상적 스트레스, 유머감각 2개 총 9개를 독립변수로 투입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독립변수 중 명목척도로 측정된 일반적 특성은 더미변수 처리하였다. 변수들 간의 다중공선성 여부를 확인한 바 분산팽창인자(Variance Inflation Factor, VIF)는 10 미만(1.03~1.50)이고, 공차한계(tolerance)는 0.1 이상(.67~.97)으로 다중공선성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오차의 독립성 여부 확인을 위한 Durbin-Watson 값은 1.84로 2에 가까워 독립변수들의 자기 상관성은 없었다.
회귀분석 결과,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학업성적(β=.16, p<.001), 일상생활 만족 정도(β=.15, p<.001), 지각하는 가정 분위기(β=.16, p<.001), 유머감각(β=.23, p<.001), 일상적 스트레스(β=-.48, p<.001)로 나타났다. 이들 변수는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에 대해 63.0%(F=61.32, p<.001)의 설명력을 나타냈으며, 특히 가장 영향력 있는 변수는 일상적 스트레스(β=-.48, p<.001)와 유머감각(β=.23, p<.001)으로 확인되었다(Table 5).
논의
질병을 갖지 않은 건강한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은 아동간호분야에서 고려해야 할 핵심 사안이지만 관련 변인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학령기 아동이 지각하는 일상적 스트레스와 유머감각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여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 향상 교육 및 중재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시도하였다.
연구 결과, 본 연구에서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은 4점 중 3.14점이었으며, 하위영역 중 가족 영역의 점수가 3.48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나 Shin [6]의 연구에서와 비슷한 결과로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학령기 아동은 가족과의 관계에서 편안함과 만족감을 느끼면서 삶의 질을 높게 인식함을 알 수 있었다. 아동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모와의 의사소통과 양육태도가 중요한 요인임을 고려하여[10], 가족 영역에서의 중재 프로그램 개발 및 추가 변인을 확인하는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하위영역 중 자기가치 영역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는 학령기 아동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가치 있는 존재로 인식하지 않음으로써 나타난 결과로 추정된다. 따라서 학령기 후기 아동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해 아동 스스로가 자신에 대한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관심과 중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학령기 아동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삶의 질 차이를 분석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낸 주요 요인은 학업성적으로 나타나 선행 연구[6,10,24]의 결과와 일치한다. 학령기 아동에게 성적 즉, 학업성취는 상당히 의미가 있어 학업성적 향상을 통한 자신감과 성취감의 습득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바라 생각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형제자매의 수가 많을수록 삶의 질이 낮아 외동인 아동의 삶의 질이 높았다.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 생활하는 모든 부분에서 혼자만의 소유가 아닌 다른 형제자매와 나누어야 하는 상황의 불만족과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인해 여유가 줄어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형제자매가 있거나[6], 출생순위가 첫째인 경우[10] 삶의 질을 높게 인식 한 반면,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어[22] 추후 관련성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반복 연구가 필요하다. 다니고 있는 학원의 수에 따른 삶의 질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으나 최근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에게까지 성행하는 선행학습으로 인해 다니는 학원의 수가 과다하여 여가시간 부족에 따른 불만족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학습과 관련된 학원과 아동이 원하여 다니는 학원을 구분하여 조사해 볼 것을 제안한다.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과 관련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 일상적 스트레스와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는 학령기 아동이 지각하는 일상적 스트레스가 낮을수록 삶의 질은 높은 것을 의미한다. 학령기 아동에게 누적된 사소한 일상적 스트레스는 발달단계에서의 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23], 부정적인 감정이나 스트레스가 낮을수록 주관적인 삶의 질이 높다고 인식한다[24]. 그러므로 부정적인 감정이나 일상적 스트레스가 많은 아동의 특성을 확인하여 초점을 둔 중재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학령기 아동을 지지하고 삶의 질을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은 유머감각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 결과는 유머감각이 높을수록 삶의 질을 높게 지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머감각은 유머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통해 자극을 받아 발생하고, 이를 통해 유머사용이 활발해지면서 더욱 발달하게 된다[17]. 따라서 유머감각은 타고나는 부분도 있지만 유머를 생산하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개발된다는 측면에서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아동의 유머 사용을 권장하는 풍토를 마련하고, 아동의 잠재적 유머감각을 강화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활동이나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일상적 스트레스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학령기 아동이 일상의 사소한 스트레스가 점진적으로 누적되는 경우 삶의 질이 낮아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학령기 아동은 가정, 학교, 친구, 지역사회 등 다양한 영역의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고,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부모의 막중한 기대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25-28]. 특히 부모의 양육효능감과 양육 스트레스는 자녀를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학령기 아동의 일상적 스트레스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보고되었다[28]. 따라서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고 상호작용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 부모교육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유머감각은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에 두 번째로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유머감각이 높을수록 삶의 질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유머감각은 일상적 스트레스를 중재하는 요인으로 학령기 아동의 학교생활적응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감소시키며[8], 자아탄력성을 높여주고[19], 스트레스의 대처전략으로 사용되어 삶의 안녕감을 증진시키므로[14]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유머는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고,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하므로[29,30], 학령기 아동이 활용할 수 있는 발달 연령과 이해수준에 적합한 구체적인 중재전략을 개발하고[18], 그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를 제언한다.
한편 본 연구 결과 대상자의 특성 중 일상생활 만족, 학업성적, 가정 분위기가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로 확인되었다. 즉, 학령기 아동이 일상생활에 만족하고, 학업성적이 상위권이라고 지각하고, 가정 분위기가 화목하다고 인식할수록 삶의 질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Lee와 Park [24]의 연구에서도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수록 학업성적이 좋을수록 학령기 아동의 주관적인 삶의 질이 높게 나타났다. 학업성적을 통한 성공 경험이 행복감을 주고 이는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20]임과 연관된 결과라 볼 수 있다. 다만, 아동의 삶의 질은 개인적인 특성 이외에 다양한 상황, 환경 맥락이 고려되어야 하므로 향후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에 대한 추가 관련 특성을 탐색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본 연구는 일부 지역의 초등학교 고학년만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는데 제한점이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삶의 질과 관련된 변인으로 일상적 스트레스와 유머감각을 확인하여 학령기 아동의 삶의 질 향상 교육 및 중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