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연구의 필요성
청소년기는 신체 성장이 빠르고 사회성이 발달하는 시기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시기이다. 또한 자아개념이 형성되는 시기로 가치판단이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1].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본인의 외모에 대한 가치와 태도, 이상적인 외모의 기준이 매스미디어나 또래 집단의 영향을 받기 쉽다. 2013년 통계청 보도에 따르면 실제 비만인 청소년은 중학생이 4.4%, 고등학생이 7.1%인데 자신의 체형을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고등학생은 71.7%, 중학생은 5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 이는 실제 체중과 관련하여 가장 널리 사용되는 객관적 지표인 체질량지수와 청소년들이 주관적으로 인지하는 체형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체형인지란 개인이 자신의 신체에 대하여 가지는 느낌이나 생각을 말하며, 심리적 요소와 가족, 또래, 민족 등 사회 문화적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3]. 부정적 체형인지는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관적 건강상태는 자기가 인지하고 있는 건강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건강추구 행태에 영향을 미치는데[4], 선행 연구에서 자신의 체형을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성인들은 긍정적으로 인지하는 성인들보다 주관적 건강상태를 나쁘게 평가하였다[4]. 뿐만 아니라 자신의 체형을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으며[5,6], 자신의 체형에 대한 부정적 인지와 그로 인해 유발되는 체중조절 행위는 우울과 관련된다고 하였다[7]. 청소년기는 급격한 정신적 성장이 일어나는 불안정한 시기로, 이 시기의 부정적 체형 인지는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체형인지는 체중조절 행위와 연관되기 때문에 신체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8,9]. 자신의 체형을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경우 이상적인 체중을 위해 체중조절 노력을 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체중조절 행위에는 영양섭취와 운동이 있다. 체중조절을 위해 식사량을 줄이면 영양섭취량이 부족할 위험이 높아지며[10,11], 섭식장애[9,12]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른 관점으로는 체형에 대한 불만족이 운동과 같은 건강한 생활습관의 동기가 되기도 한다는 국외 선행 연구도 있다[13]. 그러나 체형인지가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러 국가의 연구에서 일관되지 않은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9,10,14-16]. 따라서 체형인지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체중조절행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정상 체중 청소년들은 체중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청소년들이 자신의 체형을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경우 정신건강뿐 아니라 신체적 건강에도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체형인지는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체형인지와 그에 따른 건강문제에 관련된 국내 선행 연구들은 대부분이 일 지역 한 두 개 학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대부분이며[5,11,17,18], 체중 조절이 필요하지 않은 정상체중 청소년들에 관한 연구는 없는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6기(2013-2015)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정상체중 청소년들의 체형인지 실태를 알아보고, 체형인지에 따른 체중조절 노력, 정신건강 및 체중조절 행위(영양섭취, 운동)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연구설계
본 연구는 우리나라 정상체중 청소년의 체형인지와 체중조절 노력, 정신건강 및 체중조절 행위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차 분석 한 서술적 조사 연구이다.
연구방법 및 연구대상
본 연구는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제 6기 국민건강영양조사(2013년-2015년) 원시자료를 통합하여 실시하였다. 표본추출은 순환표본설계방법(Rolling Survey Sampling)으로, 표본 추출 틀은 표본설계 시점에서 가장 최근 자료인 인구주택 총 조사(2010)였고, 층화 변수는 시도, 동읍면, 주택유형이며, 내재적 층화 기준은 성별, 연령, 주거면적, 가구주 학력이었고, 연간 192 조사구 3,840가구, 3년간 총 576조사구, 11,520가구를 조사하였다.
본 연구는 국민건강영양조사 대상자 중 12세 이상 18세 이하의 청소년 1,521명 중에서 정상체중에 해당하는 자 1,098명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정상체중 청소년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 자료 중 체질량지수가 2007년 소아 및 청소년 표준 성장 도표를 기준으로 5퍼센타일 이상 85퍼센타일 미만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 지정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 면제를 받아 실시하였으며(승인번호 P01-201703-22-003), 국민건강영양조사 홈페이지에서 자료 활용을 승인 받은 후 2017년 3월 10일 원시 자료를 다운로드 받아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변수
체형인지
체형인지란 개인이 자신의 신체에 대하여 가지는 느낌이나 생각을 말하는 것으로[3], 국민건강영양조사의 ‘현재 본인의 체형이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5점 척도(‘매우 마른 편’, ‘약간 마른 편’, ‘보통’, ‘약간 비만’, ‘매우 비만’)로 조사한 자료를 본 연구에서는 3개의 범주(‘마름’, ‘보통’, ‘비만’)로 재분류하였다.
체중조절 노력
체중조절 노력이란 개인이 체중을 감소, 증가,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의미하며, 본 연구에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최근 1년 동안 본인의 의지로 몸무게를 조절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4개 범주(‘몸무게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몸무게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몸무게를 늘리려고 노력했다’, 몸무게를 조절하기 위해 노력해 본 적 없다’)로 조사한 것을 이용하였다.
정신건강
정신건강이란 개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고, 일상적인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으며,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안녕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19], 본 연구에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설문 중 주관적 건강상태, 스트레스 인지, 및 우울감 자료를 이용하였다. 주관적 건강상태는 ‘평소 OOO님의 건강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5점 척도(‘매우 좋음’,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로 조사한 자료를 본 연구에서는 ‘나쁨’과 ‘매우 나쁨’을 통합하여 4개 범주로 분석하였다. 스트레스 인지는 ‘평소 일상생활 중에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느끼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4점 척도(‘대단히 많이 느낀다’, ‘많이 느끼는 편이다’, ‘조금 느끼는 편이다’, ‘거의 느끼지 않는다’)로 조사한 자료를 본 연구에서는 ‘대단히 많이 느낀다’와 ‘많이 느끼는 편이다’를 통합하여 3개 범주로 분석하였다. 우울감은 ‘최근 1년 동안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 등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예’와 ‘아니오’로 조사한 자료를 이용하였다.
체중조절 행위
체중조절행위란 체중감소 및 체중감소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하며[20], 본 연구에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설문 중 다음의 영양섭취와 운동 영역의 문항들을 이용하였다.
영양섭취 항목에서는 아침/저녁식사 횟수, 영양 섭취량(에너지, 탄수화물)을 분석하였다. 아침식사 횟수와 저녁식사 횟수는 ‘최근 1년 동안 아침(저녁)식사를 1주일에 몇 회 하셨습니까?’라는 질문에 4개 범주(‘주 5-7회’, ‘주 3-4회’, ‘주 1-2회’, ‘거의 안한다(주 0회)’로 조사한 자료를 본 연구에서는 2개 범주(‘주 5-7회’와 ‘주 4회 이하’)로 통합하여 분석하였다. 영양섭취량은 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하였다.
운동 항목에는 걷기, 근력운동, 유연성 운동, 앉아서 보내는 시간 자료를 분석하였다. 걷기는 ‘최근 1주일 동안 한번에 적어도 10분 이상 걸은 날은 며칠입니까?’라는 질문으로 조사하였으며, 근력운동과 유연성 운동은 ‘최근 1주일 동안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아령, 역기, 철봉 등의 근력운동을 한 날은 며칠입니까?’, ‘최근 1주일 동안 스트레칭, 맨손체조 등의 유연성 운동을 한 날은 며칠입니까?’라는 질문으로 조사하였고, 본 연구에서는 각 문항의 응답을 3개 범주(‘0일’, ‘1-2일’, ‘3일 이상’)로 재분류하여 분석하였다. 앉아서 보내는 시간은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평소 하루에 앉아있거나 누워있는 시간이 몇 시간 입니까?’라는 질문에 OO시간 OO분으로 응답한 것을 본 연구에서는 분 단위로 환산하여 분석하였다.
자료분석 방법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는 복합층화표본으로 추출된 자료이므로 본 연구에서는 가중치, 층화변수, 집락변수를 적용하여 통합가중치를 산출하여 분석하였다. 이렇게 분석할 경우 조사값을 바탕으로 전국의 청소년에게 일반화한 추정 빈도와 값이 산출되며, 본 연구에서는 조사값과 추정값 두 가지로 결과를 산출하였다. 변수 중 범주형 변수는 실수와 백분율을 산출하고, 연속변수는 평균과 표준오차를 산출하였다. 정상체중 청소년의 체형인지에 따른 일반적 특성, 정신건강 및 체중조절 노력의 차이는 Rao-Scott Chi-square test, ANOVA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모든 통계분석은 SPSS ver. 21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연구 결과
정상 체중 청소년의 체형인지 현황
제6기(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서 본 연구의 대상인 12세에서 18세 사이 청소년 중 체질량 지수가 정상인 청소년은 총 1,098명이었고, 전국의 청소년으로 추정한 인구는 2,975,437명이었다. 그 중 본인의 체형을 ‘정상’으로 인지한 청소년의 추정 인구는 1,662,365명(55.9%), ‘마름’으로 인지한 청소년의 추정 인구는 806,164명(27.1%), ‘비만’으로 인지한 청소년은 506,908명(17.0%)이었다(Table 1).
정상 체중 청소년의 체형인지에 따른 체중조절 노력의 차이
자신의 체중을 마르게 평가 한 경우 체중조절 노력을 하지 않는 비율이 47.4%로 가장 높았고, 자신의 체중을 정상으로 인지한 경우 청소년의 36.9%가 체중 감소를 위해 노력한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자신의 체중을 비만이라고 인지한 경우는 65.7%가 체중 감소 노력을 한다고 응답하였고,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01) (Table 2).
정상 체중 청소년의 체형인지에 따른 일반적 특성 및 정신건강
정상 체중 청소년이 본인의 체형을 어떻게 인지하는가에 따라 마름, 정상, 비만의 세 집단으로 나누었을 때 비만으로 인지한 집단의 연령이 정상과 마름으로 인지한 집단의 연령보다 유의하게 높았고(p=.018), 남성은 자신의 체형을 마름으로 인지한 비율이 높았던 반면, 여성은 비만으로 인지한 비율이 높았고,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01). 가구소득은 체형인지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518). 주관적 건강상태는 자신의 체형을 마름으로 인지한 경우 주관적 건강 상태가 매우 좋음이나 좋음 비율이 높았던 반면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지할수록 주관적 건강상태가 보통이나 나쁨으로 인지하는 비율이 높았고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13).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느낄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응답하였고(p=.001),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도 높았다(p=.001) (Table 1).
정상 체중 청소년의 체형인지에 따른 영양섭취의 차이
체형인지에 따른 주당 아침식사 횟수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p=.440), 주당 저녁식사 횟수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p=.015),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지한 청소년일수록 주 4회 이하로 저녁식사를 하는 비율이 높았다. 체형인지에 따라 에너지 섭취량의 차이가 유의하였으며(p=.004), 칼로리 섭취는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지한 경우에 마름이나 정상으로 인지한 경우보다 유의하게 적었다. 탄수화물 섭취량의 차이도 유의하였으며(p<.001),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정도는 마름, 정상, 비만 순이었고, 이 차이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Table 3).
정상 체중 청소년의 체형인지에 따른 운동의 차이
체형인지에 따른 주당 걷기운동 일수(p=.052), 근력운동 일수(p=.079), 유연성 운동 일수(p=.458) 및 하루 중 앉아서 보내는 시간(p=.225)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able 4).
논 의
본 연구는 제6기(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12세에서 18세 청소년 중 정상체중 청소년의 체형인지, 체중조절 노력, 정신건강 및 체중조절 행위를 알아보기 위하여 시도하였다.
본 연구에서 우리나라 정상체중 청소년 중 절반에 가까운 43.3%의 청소년들이 자신의 체형을 왜곡하여 인지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과대평가한 청소년의 65.7%, 자신의 체형을 정확하게 정상으로 인지한 청소년의 36.9%가 체중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국내 선행 연구에서는 서울의 일부 여중생들이 자신의 체형을 마르게 인지했거나 실제로 체중이 마른 경우에 신체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게 나타났고[18], 다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여자 청소년들은 이상적인 체질량 지수를 저체중에 준하는 18.0±1.3 kg/m2으로 생각하였다고 보고하여[21], 특히 여자 청소년들이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 선행연구로는 WHO가 참여하여 유럽, 미국 및 캐나다를 포함한 24개국 청소년들의 체형인지 변화를 10년 동안 추적한 연구에서는 정상체중 청소년 중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지한 경우가 2001년 14.0%에서 2010년 13.7%로 감소 추세였으며, 정상 체중 청소년들 중 단 5.7%만이 체중 감소를 위하여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였다[22]. 인도 연구에서는 정상체중 청소년 중 92.3%가 자신의 체형을 정확하게 인지하였던 반면 전체 연구 대상자의 67.3%가 자신의 체형을 과소평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23]. 이란에서는 자신의 체형을 정확하게 인지한 비율이 76.8%였으며[24], 우리나라에 인접한 홍콩에서는 비만이 아닌 청소년들의 30%가 자신의 체중을 비만으로 인지하고 있었다[24]. 이와 같은 결과로 볼 때 청소년들이 자신의 체형을 어떻게 인지하는가는 국가마다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었으며,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외국 청소년들에 비해 마른 체형을 선호하고, 체중 감소가 필요하지 않은 정상체중 청소년들까지도 마른 체형을 이상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체중감소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 대상자의 성별에 따른 체형인지에서는 자신의 체형을 마른 것으로 인지한 청소년은 남자가 67.5%로 여학생보다 훨씬 큰 비율을 차지했던 것에 비해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지한 청소년 중 남자가 42.8%, 여자가 57.2%로 여학생이 조금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여학생들이 마른 체형을 더 선호하고,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지하는 비율이 더 높은 것은 일본, 미국,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6,10,12-14,25,26]. 또한 본 연구에서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신의 체형을 더 많이 왜곡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령 증가에 따른 체형 인지를 분석한 선행 연구는 많지 않았으며, 결과 또한 일관된 경향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2005-2010년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NHANE)에서는 본 연구 결과와 같았으나[10], 미국의 미네소타 주 전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자신의 체형인지가 정확해진다고 하여 본 연구 결과와 차이를 보였다[25]. 추가로 우리나라 청소년은 가구소득의 차이에 따른 체형인지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프랑스 국가 조사자료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였으나[12], 미국에서는 저소득 청소년의 체형 왜곡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나[25] 이 또한 일관된 경향은 보이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여자 청소년일수록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평가하였으며, 가구 소득에 따른 체형인지는 차이가 없었다. 또한 성별을 제외하고 연령과 가구소득에 따른 체형인지 차이는 연구 결과가 일관된 경향을 보이지 않아 국가와 문화마다 다른 결과를 보인다고 추정할 수 있으나 선행 연구의 수가 많지 않아 반복 조사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정신건강 측면에서 보면, 본 연구에서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지한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응답하여 선행 연구와 같은 결과를 보였다[27,28]. 주관적 건강상태는 단지 신체적 질병이 없는 상태만이 아니라 사회적 역할과 같은 사회문화적 요소와 정신적 요소, 생활 습관을 포함하여 자신의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평가하는 것으로[28] 청소년 자신의 체형에 대한 왜곡된 인지가 주관적 건강상태 평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스트레스 인지와 우울감은 비만으로 인지한 청소년이 더 많이 느꼈고, 국내외 선행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7,13,29]. 또 다른 선행 연구에 의하면 우울이 체형 인지 왜곡과 불건강한 체중조절 행위 간에 매개 역할을 하여 불건강한 체중조절 행위가 우울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스트레스와도 연관이 있다고 하였다[8]. 다른 연구에서는 자신이 인지한 체형과 실제 체질량 지수의 차이가 클 수록 우울감이 컸는데, 이 경우 청소년들은 자신이 이상적인 체형에 도달하는데 실패했다고 느껴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하였다[21]. 다시 말하면, 체형인지는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며, 우리나라 정상 체중 청소년들 중 자신의 체형을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청소년들은 정신건강 측면에서 더 취약한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체중조절 행위를 영양섭취와 운동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영양섭취 측면에서는 우리나라 청소년은 정상체중임에도 불구하고 비만으로 인지한 청소년이 저녁식사 결식이 유의하게 많았으며, 아침식사 결식도 더 많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즉,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지한 청소년들이 식사가 더 불규칙하였다. 또한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지한 청소년은 총 에너지와 탄수화물 섭취량이 다른 집단보다 적었다. 즉, 체중 조절을 위해 식사량을 줄인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남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에서도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지한 경우 섭식장애가 유의하게 많이 나타났다[9]. 청소년기는 빠른 신체적 성장과 더불어 여자 청소년의 경우 월경이 시작되기 때문에 영양소가 부족하기 쉬운 시기이다. 정상 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지하거나, 정상으로 인지하면서도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것은 불규칙한 식습관과 부족한 영양섭취의 원인이 되며, 빈혈과 같은 건강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체형을 비만으로 인지하는 청소년들의 영양 섭취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체형에 대한 인지에 따른 운동은 차이가 없었다. 미국의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NHANES)를 분석한 연구에서 자신의 체중을 비만으로 잘못 인지한 정상 체중 청소년들은 자신의 체중을 정확하게 인지한 정상체중 청소년들보다 운동을 더 많이 하였고[10], 영국에서도 자신의 체형이 만족스럽지 않은 청소년들이 더 많이 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6]. 반면 일본의 청소년들에서는 자신의 체형을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청소년은 체형인지가 운동과 연관이 없었으나 남자 청소년들은 자신의 체형인지가 운동과 연관이 있었다[14]. 이와 같은 결과로 볼 때 체형인지와 운동 간의 관계는 국가와 문화 마다 서로 다른 결과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선행 연구에서는 체중을 감소하려는 동기가 있을 때 이것이 운동량 증가로 이어져 효과적으로 비만을 예방하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하나[13],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는 운동량 증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 교육 시스템에서 청소년기는 학업 부담이 가장 많은 시기이고, 학교에 있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굉장히 길어 별도로 운동할 시간이 매우 부족하며, 학교 정규 체육 수업 시간은 시간은 점점 줄고 있다[30]. 이러한 환경 때문에 체중 감소를 원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운동량을 증가시키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 운동은 청소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운동량 증가를 위한 교육과 제도적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설문과 측정자료를 이용한 이차분석 연구이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를 명확하게 밝힐 수 없다. 또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므로 체형인지와 그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선정하여 심도있게 분석할 수 없었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는 강점이 있다. 본 연구는 전 국민을 계통적인 층화를 이용하여 시행된 조사 자료를 분석하였으므로 본 연구 자료의 결과를 우리나라 전체 청소년 모집단으로 일반화 하기에 용이하다. 또한 본 연구는 체중조절이 필요하지 않은 정상체중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여 이들이 체형을 얼마나 왜곡하여 인지하고 있는지, 왜곡된 체형인지가 체중조절 노력, 정신건강 및 체중조절 행위와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를 밝혀낸 연구라는데 의의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를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의 체형을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불필요한 체중조절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 개발에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학교나 병원에서 청소년들의 체질량 지수를 조사할 때 주관적 체형 인식도 함께 조사,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체중 관련 프로그램은 비만 청소년의 체중 감량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청소년들이 자신의 체형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모니터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청소년들이 자신의 체형을 올바로 인지하고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 론
본 연구는 우리나라 정상체중 청소년들의 체형인지 현황과 체중조절 노력, 정신건강, 체중조절 행위를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분석을 통해 알아보았다. 본 연구 결과 우리나라 정상체중 청소년들 중 많은 수가 자신의 체형을 잘못 인지하고 있었고, 체중감소를 위해 노력 하고 있었다. 자신의 체형을 왜곡한 청소년들은 정신건강도 자신의 체형을 정상을 인지하는 청소년들에 비해 나쁘게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들이 체중조절을 위해 저녁 식사 결식이나 영양 섭취를 감소하였으나, 운동량을 늘리지는 않아서 신체건강에도 잠재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청소년은 신체적, 정신적 발달에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나 왜곡된 체형 인지는 청소년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부모 뿐 아니라 청소년들과 접촉하는 모든 건강관련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체중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청소년들이 자신의 체형을 올바로 인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뿐 아니라 대중매체에서도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