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연구의 필요성
비만한 아동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아동비만의 예방 및 관리는 건강증진 분야에서 한 국가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국내 아동비만율 또한 2008년 10.8%로 1997년 5.8%에 비해 10년 사이 두 배 가량 증가하였으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Ministry of Health & Welfare, 2009). 아동비만의 관리가 중요시되는 이유는 아동비만은 성인기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이환율을 높이고 조기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동기 비만은 우울, 자존감 저하, 또래관계 문제, 비만관련 낙인, 낮은 건강 관련 삶의 질과 같은 사회 심리적 문제와 관련되기 때문에 발달기에 있는 아동에 있어 아동비만의 관리를 위한 효과적인 중재가 요구된다(Oude et al., 2009).
비만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정서적 관리의 부재는 충동,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의 외재화된 행동문제, 우울, 불안 등의 내재화된 행동문제, 조절되지 않는 식습관으로 이어진다(Puder & Munsch, 2010). 특히 비만아동 중 우울 정도가 높은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 체질량지수의 증가 정도가 크며 이후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Luppino et al., 2010). 또한 많은 문헌에서 비만한 아동의 심리적 · 정서적 측면에서의 취약성은 장기적으로 비만아동의 효과적인 관리의 저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Kim, Chu, Lee, Im, & Park, 2011; Oude et al., 2009). Jacobson과 Melnyk (2011)은 비만아동의 긍정적인 정서의 함양은 체중감소 및 건강생활습관의 향상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으며 간호사를 포함한 건강관리자는 비만아동의 심리적 · 정서적 측면의 취약점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중재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였다.
정서적 자기조절(emotional self-regulation)이란 어떤 목표를 수행하기 위하여 정서적 반응을 모니터하고, 평가하며, 수정하는 것과 관련된 내적/외적 과정으로 정의한다(Thompson, 1994). 즉 감정조절을 잘 한다고 하는 것은 자신이 나타내는 감정의 결과가 어떠할 것인지를 미루어 짐작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긍정적인 기분을 유지시키는 개인의 적응기제라고 볼 수 있다. 정서적 자기조절 능력의 부족은 우울, 반 사회적행동, 중독, 자살충동 등의 다양한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정서적 자기조절의 강화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Asarnow, Scott, & Mintz, 2002). 또한 Czaja, Rief와 Hilbert (2009)는 폭식 등의 잘못된 식습관이 감정조절의 부재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증명하였으며, 잘못된 식습관의 관리를 위해 부정적인 정서를 조절할 수 있는 전략이 중재프로그램에 포함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비만아동의 심리적 · 정서적 지지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비만아동의 건강생활습관의 향상 및 체중조절을 위해 비만아동의 정서관리를 위한 중재의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며 특히 정서적 자기조절 능력의 강화는 이를 위한 필수적인 중재 전략일 수 있다.
비만아동의 관리에 있어 정서관리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5 년간 비만아동을 대상으로 한 국내의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아동의 체질량지수 감소를 목표로 식습관 개선, 신체활동 증진 및 건강 교육을 제공한 연구가 대부분이었다(Cho, Ryu, Park, & Kang, 2007; Kim, 2001). 반면 비만아동의 우울, 낮은 자존감 등의 심리적 · 정서적 문제의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을 시도한 중재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인간의 행위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잘 디자인되고 효과적인 중재가 필요하며 이는 이론에 의해 가이드될 수 있다. 이론기반 중재는 그렇지 않은 중재에 비해 효과적임이 이미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서 보고되었다(Bartholomew & Mullen, 2011). 그러나 한 가지 이론만을 적용하여 개발된 중재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건강행위 변화량의 일부분만을 예측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제한점을 가지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개발에 있어 다양한 이론적 방법들을 적용한 이론기반 중재프로그램은 프로그램의 효과크기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Rakowski & Breslau, 2004).
본 연구에서는 비만아동의 정서적 자기조절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이론기반 중재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여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해 평가하고자 한다. 특히 Creswell과 Plano Clark (2007)이 제시한 대표적인 혼합방법(mixed methods) 중 실험연구를 위한 끼워넣기 모형을 활용하여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이 비만아동의 우울, 식습관, 체질량지수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고 질적 자료를 통해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연구목적 및 가설
본 연구는 비만아동을 위한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여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해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본 연구의 구체적인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비만아동을 위한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둘째, 프로그램이 비만아동의 우울, 식습관, 체질량지수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한다.
개발된 프로그램의 효과 평가를 위한 가설은 다음과 같다. 가설 1. 프로그램을 적용한 실험군은 대조군보다 우울 정도가 낮을 것이다. 가설 2. 프로그램을 적용한 실험군은 대조군보다 식습관 점수가 높을 것이다. 가설 3. 프로그램을 적용한 실험군은 대조군보다 체질량지수가 낮을 것이다.
연구 방법
연구 설계
본 연구는 비만아동을 위한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Creswell과 Plano Clark (2007)이 제시한 대표적인 혼합방법 중 실험연구를 위한 끼워넣기 모형(Embedded experimental model of concurrent mixed methods)을 활용하였다(Figure 1). 본 모형은 순수 실험 혹은 유사 실험의 실험연구 설계에 질적 자료가 추가되는 형태로 구성된다. 본 모형에서는 실험연구 방법론 및 양적 분석이 우선시되며 질적 자료는 부가적인 설명을 위해 사용된다. 즉 본 연구에서는 비동등성 대조군 전후 설계를 이용하여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이 비만아동의 우울, 식습관, 체질량지수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고 질적 자료를 통해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또한 본 모형은 동시적 혼합방법 모형으로 양적 자료와 질적 자료는 동일한 시기에 수집되고 분석되었다.
연구대상 및 표집방법
본 연구의 실험군과 대조군은 I시에서 보건복지부 지역투자사업인 건강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비만아동을 대상으로 편의표집에 의해 추출하였다. 본 건강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동에게는 주 2회의 운동프로그램과 월 1회의 영양교육이 표준화된 지침서에 의해 제공되고 있다. 대상자의 구체적인 선정기준은 건강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만 9-13세의 비만아동 중 우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등의 정신과적 문제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동은 제외한다. 표본수는 G-power 3.1.3을 활용하여 검정력 0.7, 유의수준 0.05, Kim, Jung과 Park (2009)의 연구에서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계산된 효과크기 0.81로 하여 각 군당 16명 총 32명이 산출되었다. 건강프로그램의 코치 4인이 보호자와 아동을 대상으로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의 목적, 방법, 효과에 대해 설명하였으며 이 중 프로그램에 참여를 희망한 아동은 37명이었다. 대조군은 동일한 지역에 거주하며 건강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비만아동 중 건강프로그램의 참여기간을 고려하여 32명을 선정하였다. 실험군 아동 중 사전조사 후 3명이 거주지를 변경하였고, 주요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2-5회 차에 3회 이상 참석하지 않은 아동 9명, 불성실한 응답으로 분석이 어려운 6명은 제외하였다. 대조군의 경우에도 불성실한 응답으로 분석이 어려운 5명을 제외하여 최종 대상자는 실험군 19명, 대조군 27명이었다.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의 개발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의 개발 기간은 2011년 3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로 프로그램 기획단과 아동심리 교수 1인, 아동심리 치료 전문가 2인과 함께 5회의 워크샵을 통해 프로그램을 수정 · 보완하였으며 표준화된 프로그램 가이드북을 개발하였다. 프로그램은 총 4단계를 거쳐 개발되었으며 구체적인 개발과정은 다음과 같다(Figure 2).
1 단계: 프로그램 기획단 조직
프로그램의 개발에 있어 첫 단계로 프로그램 기획단을 조직하였다. 이는 간호학 교수 1인, 심리치료사 1인, 간호학 전공 대학원생 2인, 건강프로그램 실무자 5인으로 구성되었으며, 프로그램의 개발, 운영 및 평가의 전 과정에 참여하였다.
2 단계: 프로그램 목표 설정
두 번째 단계로 프로그램의 목표를 설정하였다. 본 프로그램의 상위목표(superodinate goal)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 표현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신의 정서 반응을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조정, 평가, 수정해가는 능력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또한 상위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6가지 하위목표(subordinate goal)를 프로그램의 기획단과 전문가의 합의를 통해 도출하였다.
3 단계: 하위목표별 이론적 방법의 적용
6가지 하위목표별로 Bartholomew, Parcel, Kok, Gottlieb과 Fernandez (2011)에 제시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이론적 방법(theory-in-formed intervention methods)을 적용하였다. 여기서 이론적 방법이란 건강증진 프로그램의 개발에 있어 대상 집단의 행위 혹은 환경적 요인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반적인 기술 혹은 과정이다. Bartholomew 등(2011)은 개인의 행위와 환경적 요인에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효과적인 이론적 방법 및 이의 정의, 각각의 이론적 방법이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적용환경, 예시를 구분하여 매트릭스로 제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개인의 행위를 변화시키기 위해 제시된 이론적 방법의 매트릭스에서 이의 정의, 적용환경, 예시를 고려하여 각각의 하위목표별로 가장 효과적인 이론적 방법을 선택하였다.
연구 도구
우울
대상자의 우울을 측정하기 위해 Kovacs (1985)가 개발한 Children's Depression Inventory (CDI)를 Cho와 Lee (1990)가 번안한 한국판 아동용 우울척도(Korean form of the Kovacs' Children's Depression Inventory)를 사용하였다. 본 도구는 총 27문항, 0-2점으로 배점 처리되며 총점의 범위는 0-54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Cho와 Lee (1990)의 연구에서 도구의 신뢰도 Cronbach's α=.88이었으며, 본 연구에서 Cronbach's α=.79였다.
식습관
국내에서 비만아동의 올바른 식습관을 평가하기 위한 표준화된 도구는 없는 실정이며, 본 연구에서 활용된 식습관 체크리스트는 United States Departments of Agriculture와 United States Departments of Health & Human Services (2010)에서 제시한 식습관 가이드라인인 ‘ Let's eat for the health of it’ 을 바탕으로 개발하였다. 이는 아동의 건강을 위해 권장해야 할 식습관과 피해야 할 식습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으로 과학적 근거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국내 아동의 식습관을 반영하여 수정 · 보완하였으며 아동비만 전문가 2인과 실무자 2인의 타당도 검증을 통해 최종 체크리스트를 완성하였다. 본 도구는 총 13문항, 1-6점으로 배점 처리되며 총점의 범위는 13-78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올바른 식습관을 가짐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도구의 신뢰도 Cronbach's α=.85였다.
자료 수집
본 연구는 Y대학교 간호대학의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의 심의를 통과한 후 진행되었으며(승인번호: 2011-0010), 실험군과 대조군의 보호자와 아동을 대상으로 자료 수집을 위해 본 연구의 목적, 방법을 안내하고 모든 자료는 익명으로 처리됨과 언제든 연구 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본 연구에 대한 아동의 참여는 보호자의 서면 동의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연구에 참여한 아동에게는 사례로 소정의 문구류를 제공하였다.
양적 자료의 수집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기간은 2011년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실험군의 경우 1회기 소그룹 활동이 시작하는 시점과 6회기 소그룹 활동이 끝나는 시점에 체성분분석기를 활용한 체질량지수 측정과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대조군은 건강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스포츠센터를 방문하였을 때 개인적으로 사전, 사후 조사를 실시하였다.
질적 자료의 수집
본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질적 자료의 수집을 위해 6회기 소그룹 활동이 끝나는 시점에 실험군을 대상으로 집단별로 초점집단 면담을 시행하였다. 각 집단은 6-8명으로 구성되었다. 인터뷰에 소요되는 시간은 각 30분-1시간 정도였으며 인터뷰의 전 과정은 녹음기를 이용하여 녹음하였다. 초점집단 면담시 연구 참여자가 자유로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개방적이고 반 구조적인 질문형식을 사용하였다. 면담을 위한 주요 질문 내용으로는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에 대해 어떻게 느꼈나요?’, ‘프로그램 후 변화된 모습은 어떤 것이 있나요?’, ‘프로그램 마지막 날인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등이었다. 질적 자료는 연구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면담내용을 모두 녹음하였으며 면담 즉시 녹음내용을 여러번 반복하여 들으면서 참여자가 표현한 언어 그대로 필사하였다.
연구 결과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은 개발단계에서 설정한 6개 하위 목표마다 이론적 방법을 매칭하여 개발되었으며 구체적인 프로그램의 구성 및 내용은 다음과 같다(Table 1). 본 프로그램은 매주 1회기 씩 총 6주로 구성되었으며 각 회기당 소요시간은 50분이었다. 실험군은 각 6-8명씩 4팀으로 나뉘어 동일한 활동지를 활용하여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프로그램의 진행은 개발된 프로토콜에 따라 아동 심리치료 분야를 전공하고 활동하고 있는 1인의 심리치료사와 아동비만 및 아동건강관리를 전공하고 있는 간호학 전공생 2인에 의해 프로그램이 제공되었다. 프로그램이 진행된 장소는 현재 건강프로그램이 제공되는 스포츠센터의 소회의실을 이용하였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어 아동들의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였으며, 프로그램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각 회기마다 참여 스티커를 행동수정요법의 하나인 토큰 강화제(token reinforcer)로 사용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한 아동에게 샤프, 지우개 등의 문구류를 보상으로 주었다.
Table 1.
목표설정/친밀감 형성 단계
첫 회기에서는 ‘목표 설정’을 이론적 방법으로 선택하였다. 이는 대상자가 목표관련(goal-directed) 행위의 계획을 스스로 세우도록 돕는 과정을 통해 주어진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참을성을 가지고 더 집중하며 필요시 행위를 수행하기 위한 전략을 스스로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개개인별로 설정된 목표를 그룹 내에서 발표하도록 하여 설정된 목표에 따른 피드백을 제시하였다. 또한 프로그램 참가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행동서약을 위해 집단규칙을 만들고 서약서를 작성하였으며 치료사와 아동 사이 라포를 형성하고 그룹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해 ‘애칭을 부르며 공놀이하기’를 진행하였다.
감정표출 단계
2회기에서는 ‘극적 모면’을 이론적 방법으로 선택하였다. 이는 대상자에게 감정표현을 격려한 후 적절한 피드백이 주어지면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나 예상되는 감정기복의 감소를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들은 여러 느낌(예. 화남, 짜증)을 그림으로 표현한 카드를 이용하여 ‘느낌-생각-행동’과의 관계를 알아보았다. 각 카드와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과 그러한 느낌을 가졌을 때 어떠한 생각과 행동을 했었는지 이야기하였는데 팀별로 한 사람씩 앞에 나와 자신이 뽑은 카드를 바디랭귀지로 표현하고 상대방이 답을 맞히는 게임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비슷한 상황에서 긍정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서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사고전환 단계
3회기에서는 ‘의식 고양’을 이론적 방법으로 선택하였다. 이는 문제시되는 행위의 원인, 결과, 대안에 대해 아동을 직면하게 하고 이에 대한 정보와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인지에서 이중처리모드(dual-systems approach)는 외부의 자극에 대해 즉각적, 감정적, 부정적인 반응과 연결되는 자동적 사고(reflexive reactions)와 규칙적, 사려 깊음 등 주로 긍정적 반응과 연결되는 대안적 사고(reflective reactions)로 구분된다. 즉, 비만과 관련한 부정적인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동적 사고로 인한 감정과 행동의 부작용을 인식하고 이를 대안적 사고로 전환하였을 때 나 자신의 변화를 인식하게 하였다. 일례로 친구들이 뚱뚱하다고 놀리는 부정적 상황에서 ‘난 뚱뚱하고 못난 아이야’라는 부정적 사고가 발생하였고 ‘집에 가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운다’는 부정적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지금은 비록 뚱뚱하지만 열심히 운동하면 나도 저 친구처럼 날씬해 질 수 있어! 그럼 날 놀리지 못할 거야’ 라는 대안적 사고로의 전환을 유도하면, ‘밖에 나가서 줄넘기를 열심히 한다’는 긍정적 사고로 이어지고 이는 건강한 행위변화를 자극할 수 있다.
긍정적 신체상 발견 및 확립 단계
4회기에서는 ‘신념 선택’을 이론적 방법으로 선택하였다. 이는 긍정적인 신념을 강화하며 부정적인 신념을 약화시키기 위한 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 프로그램을 통해 부정적인 신체상을 변화시키고 긍정적인 신체상을 강화하기 위해 아동은 ‘자신과 친구의 신체에 대한 긍정목록’을 작성하며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의 장점, 매력을 찾아보고 체중이나 외모 이외에 자신의 매력이 무엇인지 발표하게 하였다. 또한 앞으로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실험군과 대조군의 일반적 특성에 대한 사전 동질성 검증
연령의 중위수는 실험군이 9.0세, 대조군이 9.0세였고, 남학생과 여학생의 비율은 실험군이 63.2%, 36.8%, 대조군이 44.4%, 55.6%였다. 운동기간은 실험군에서 3개월 이상 운동한 아동은 57.9%, 대조군은 59.3%였으며, 실험군에서 핵가족과 대가족을 포함하는 정상 가정은 89.5%, 한 부모 가족과 조손 가족을 포함하는 결손 가정은 10.5%였고, 대조군에서 정상 가정은 96.2%, 결손 가정은 3.8%였다. 건강에 대한 인식은 실험군에서 “나쁘다” 22.2%, “좋다” 77.8%, 대조군에서 “나쁘다” 30.8%, 좋다 69.2%이었다. 이상과 같이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서 실험군과 대조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어 두 군 간의 동질성이 확인되었다.
실험군과 대조군의 종속변수에 대한 사전 동질성 검증
우울의 중위수는 실험군이 12.0점, 대조군이 12.0점이며, 식습관 점수는 실험군이 51.0점, 대조군이 53.0점이었다. 체질량지수는 실험군이 23.6 kg/m2, 대조군이 23.8 kg/m2이었다. 이상과 같이 종속변수의 모든 항목에서 실험군과 대조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어 두 군 간의 동질성이 확인되었다(Table 2).
Table 2.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의 효과 평가
가설 1
프로그램 실시 후 우울 정도는 실험군 9.0, 대조군 10.0으로 실험군이 다소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Z=-0.27, p =.788). 그러나 실험군의 경우는 사전에 비해 사후에 우울 정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아졌고(Z=-2.16, p =.031), 반면 대조군은 사전과 사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Z=-1.73, p =.083).
가설 2
프로그램 실시 후 식습관 점수는 실험군 57.0, 대조군 56.0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Z=-0.41, p =.679). 그러나 전후변화에서 실험군은 51.0에서 57.0으로 대조군은 53.0에서 56.0으로 변화하였다.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의 질적 분석 결과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 완료 후 진행된 초점집단 면담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5개의 주제목록을 도출하였다. 주제를 도출하는 과정은 질적 연구에 관한 실무 및 교육의 경험이 많은 연구진들과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검토하였다. 연구결과 참여자들은 본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 고취’, ‘충동 조절’, ‘또래와의 친밀감’, ‘행복감’, ‘체중감소를 위한 노력 및 경험’을 표현하였다(Table 3).
Table 3.
자신감 고취
참여자들은 자신의 감정, 생각 및 느낌을 표현하는 기회를 경험함으로써 가정, 학교 등의 환경에서 자신감에 대한 눈에 띄는 향상을 표현하였다. “친구한테 당당하게 계속 놀리지 말라고 말했어요.” “전 처음에 왔을 때 자신감이 없고 그랬는데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전에는 더 자신감이 없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했는데, 이제는 할 수 있어요.”
충동 조절
참여자들은 자극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자동적 사고를 대안적 사고로 스스로 변화시키는 경험을 통해 충동 조절에 대처하는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표현하였다. “어떤 것이 나에게 옳고 더 좋은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제가) 그냥 쫌 한마디로 나댔는데요, 지금은 쫌 조용해진 것 같아요.” “어제요. 점심시간에 어떤 애가요, 애들을 화를 참지 못하고 때리고 그래가지고……. 우리 수업에 참여해서 화를 참는 법을 배워서 천사처럼 변했으면 좋겠어요.”
또래와의 친밀감
참여자들은 대인관계에서의 나의 태도를 이야기함으로써 올바른 대처기술, 의사소통방법을 배웠으며 이를 통해 친구들과의 친밀감이 증가하였음을 표현하였다. “친구들이랑 많이 싸웠는데 친구들이랑 같이 안 놀다가 지금은 같이 놀 수 있어요. 지금은 친구들이랑 놀 수 있어서 좋았어요.” “원래 싸울 때 친구 입장을 생각하긴 했는데요. 한 번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었어요.”
프로그램의 운영에 대한 피드백 및 참석률
개발된 프로그램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추후 프로그램의 보완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해 프로그램 기획단을 대상으로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이 완료된 시점에 프로그램의 운영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였다. 본 조사를 위해 개방형 질문으로 구성된 반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하였다. 조사결과 강점으로는 본 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해 비만아동의 정서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되었으며 이들의 정서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고 응답하였다. 특히 아동심리 전문가와 함께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심리치료사가 중재에 직접 참여하였다는 측면을 높게 평가하였다. 약점으로는 자기소개 및 공놀이를 이용한 별칭 외우기 등 아동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게임 위주로 진행되었던 도입부에 비해 프로그램의 많은 부분이 소감문이나 글로 표현하고 발표하는 비활동적인 요소로 구성되어 아동의 흥미 유발에 다소 제한적이었음을 보고하였다. 따라서 아동이 보다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게임이나, 신체적 활동, 음악을 이용한 중재를 제언하였다. 또한 아동의 탈락의 원인으로 부모의 자녀 정서관리에 대한 중요성 및 인식의 부족을 보고하였는데 이를 위해 부모 교육 및 부모 상담이 제언사항으로 제시되었다. 본 프로그램에 참석한 실험군의 평균 참석률은 79.3%였다.
논 의
본 연구는 비만아동을 위한 이론기반의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여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해 평가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적용한 ‘실험연구를 위한 끼워넣기 모형’은 순수 실험 혹은 유사 실험과 같은 실험연구 설계에 질적 자료가 추가되는 형태로 구성되며 여기서 질적 자료는 연구 설계에 맞추어 중재 제공 전 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한 요구도 조사, 중재 제공 중 프로그램의 피드백을 위한 과정 평가, 중재 제공 후 프로그램의 양적 효과에 대한 추가 설명을 위해 사용되어질 수 있다(Creswell & Plano Clark, 2007). 본 모형의 장점은 프로그램의 개발과 효과평가 과정에서 발견되는 복잡하고 측정이 어려운 현상 및 이들의 구체적인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용이하게 하며(Klassen, Creswell, Plano Clark, Smith, & Meissner, 2012), 또한 각기 다른 연구방법들을 통합함으로써 각 연구방법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Creswell & Plano Clark, 2007). 본 연구에서는 비동등성 대조군 전후 설계를 이용하여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이 비만아동의 우울, 식습관, 체질량지수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고 질적 자료를 통해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양적 자료와 질적 자료로 구성된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프로그램 실시 전후의 우울 점수를 비교한 결과 대조군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실험군의 전후 우울 점수는 12.0에서 9.0으로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이 대상자의 우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프로그램 종료 후 실험군을 대상으로 한 초점집단 면담 결과 아동들은 ‘자신감 고취’, ‘충동 조절’, ‘또래와의 친밀감’, ‘행복감’ 등을 표현하였다. Asarnow 등(2002)은 우울적 성향을 가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아동의 우울과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가 감소되며, 불안 등의 내재화된 대처(internalizing coping)를 덜 활용함을 보고하였다. 또한 Lenze, Pautsch와 Luby (2011)는 우울증이 있는 학령전기 아동을 대상으로 정서적 발달지지 중재가 아동의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으며 정서적 조절능력의 향상을 통해 아동의 정서조절, 친 사회적 행위, 극복 능력의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아동의 정서적 자기조절의 부재는 우울, 불안, 충동장애 등의 부정적인 정서를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음을 보고한 기존의 연구들(Berking & Wupperman, 2012)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로 설명될 수 있다. 비만아동이 경험하는 우울, 불안 등의 부정적인 정서를 관리하고 친구들의 놀림, 따돌림 등의 스트레스 상황으로부터 자신의 감정을 손상시키지 않고 긍정적인 대응을 위해 정서적 자기조절 능력의 강화는 비만관리에 있어 효과적인 전략일 것이다.
본 연구의 양적 분석 결과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이 우울의 변화에는 긍정적 영향을 보인 반면 식습관 점수와 체질량지수의 변화에는 영향력이 미미하였으나 이는 중재기간이 짧았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초점집단 면담 결과 실험군 아동은 “저번에 한번 청바지를 입었는데 손이 3개나 들어갔어요.”, “운동을 더 잘하게 됐는데요.” 등의 체중감소를 위한 노력 및 경험을 표현한 것에서 그 효과를 유추해 볼 수 있다. Lavender, Young과 Anderson (2010)은 남자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감정적 조절능력의 부재가 부정적인 식습관과 신체 불만족을 증가시킴을 확인하였다. 또한 Graziano, Calkins와 Keane (2010)은 아동의 감정적 자기조절 능력은 체질량지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보고하였으며 감정적 자기조절 능력의 향상은 비만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효과적인 중재 전략임을 강조하였다.
또한 질적 연구 결과 실험군의 아동은 “어떤 것이 나에게 옳고 더 좋은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제가) 그냥 쫌 한마디로 나댔는데요, 지금은 쫌 조용해진 것 같아요.” 등의 ‘충동 조절’과 관련된 부분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였다. 비만아동의 체질량지수는 충동조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일관성있게 보고하고 있는데, Nederkoorn 등(2007)은 비만아동을 대상으로 한 충동적 행동억제 프로그램이 체질량지수의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확인하였으며, 비만아동의 충동조절과 같은 감정적 자기조절 능력의 향상을 위한 치료 전략이 효과적임을 입증하였다. 비만아동의 건강한 식습관과 체질량지수의 감소를 위해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은 효과적인 중재 전략이며 추후 프로그램의 장기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최근 인간의 행위를 변화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프로그램의 개발에 있어 이론적 방법(theoretical method)의 적용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한 가지 이론적 방법만으로는 단지 프로그램의 일부분만을 설명할 수 있으므로 효과적인 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해서는 본 연구와 같이 다양한 이론적 방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음을 보고하였다(Bartholomew & Mullen, 2011). 본 연구에서는 Bartholomew 등(2011)이 요약하여 제시한 이론적 방법 중 ‘목표 설정’, ‘극적 모면’, ‘의식 고양’, ‘신념 선택’, ‘자기 긍정’, ‘강화와 처벌’을 적용하여 비만아동을 위한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Lloyd Logan, Greaves와 Wyatt (2011)는 아동 비만 예방을 위한 학교기반 중재프로그램의 개발에 있어 ‘역할 모델’, ‘자기 모니터링’, ‘문제 해결’, ‘장애 인지’, ‘목표 설정’ 등의 다양한 이론적 방법을 적용하였으며, Pittson과 Wallace (2011)은 아동의 비만관리를 위한 가족기반 중재의 개발을 위해 ‘자기 모니터링’, ‘목표 설정’, ‘실행 계획 수립’ 등의 이론적 방법을 적용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하였고, 연구 결과 프로그램 운영 후 실험군 아동의 체질량지수가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이러한 이론적 방법에 근거한 프로그램 개발의 강점은 보다 효과적으로 건강 관련 행위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으며 또한 다양한 이론적 방법의 적용은 연구 결과의 효과크기를 증가시킨다는 것이다(Stone et al., 2002). 따라서 추후 효과적인 간호중재 개발에 있어 다양한 이론적 방법의 활용을 통한 이론기반 중재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바이다.
본 연구에서는 건강프로그램의 실무자 5인을 포함하는 프로그램 기획단을 조직하여 프로그램의 개발, 운영 및 평가의 전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연구-실무와의 체계적인 연계 및 프로그램의 효과적인 운영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또한 프로그램이 완료된 시점에 프로그램의 운영에 대한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본 프로그램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확인하였다. 실무의 의견과 수용능력이 반영되지 않은 건강증진 프로그램은 초기 개발과 운영에 있어 실제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지만 이에 비해 프로그램의 활용도 및 지속성은 떨어진다. 최근 연구-실무 파트너십(research-practice partnership)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로 이는 연구와 실무의 차이(gap)를 줄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특히 지역사회 기반의 연구 수행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연구-실무 파트너십은 궁극적으로 간호의 질 향상 및 임상에서 연구의 유용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Garland, Plemmons, & Koontz, 2006). 프로그램 기획단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의 운영에 대한 피드백을 조사한 결과 아동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활동의 추가, 아동의 정서관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부모 대상 교육 등을 제언하였다. 추후 프로그램 기획단의 피드백이 반영된 프로그램의 수정 및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렇듯 본 연구를 통해 비만아동의 신체적 측면에 초점을 둔 중재보다 정서적 프로그램이 함께 제공될 때 비만관리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지금까지 논의된 바를 바탕으로 하여 추후 다음과 같은 연구를 제언하는 바이다. 첫째, 정서적 자기조절 프로그램의 보급 및 일반화를 위해 대상자와 지역을 확대한 반복연구와 무작위 대조군 실험연구를 제언하는 바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6주간의 단기 효과검증이 이루어졌으므로 추후 장기 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후속연구를 제언하는 바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대상자를 편의표집에 의해 모집하였고 무작위 할당을 적용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의 일반화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