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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 Health Nurs Res > Volume 19(4):2013 > Article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임종 환아 돌봄 경험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is phenomenological study was to explore neonatal intensive care unit (NICU) nurses’ experience in caring for infants who are approaching death and to identity the meaning and structure of their experiences.

Methods

The participants were eight nurses who had experience in caring for these infants. In-depth interviews were performed from December, 2012 to February, 2013 until data were fully saturated.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using Colaizzi's method.

Results

Four theme clusters were extracted from fifteen themes. The four theme clusters of the NICU nurses’ experience in caring for infants who are dying were: 1) Crossroads between life and comfort of infants approaching death, 2) emotional suffering at the death of the infant, 3) adapting and coping with the death of the infant, 4) new expectations for caring for infants who are dying.

Conclusion

The results of the study provide useful information in understanding NICU nurses’ experience in caring for infants who are dying and establishing effective strategies to support these nurses.

요약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임종 환아 돌봄 경험을 이해하고 개인의 생생한 경험의 전체적인 의미 구조를 기술하기 위함이다.

방법

본 연구는 현상학적 방법론을 적용한 질적 연구이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서울시 S대학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면서 임종 환아 돌봄 경험이 있는 간호사로서 눈덩이 표집 방법을 통해 모집되었으며 자료가 충분히 포화되었다고 판단되는 시점까지로 정하여 총 8인이 선정되었다. 본 연구의 자료는 2012년 1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참여자와의 개인 심층 면담을 통하여 수집되었으며 수집된 자료는 Co-laizzi의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근거로 분석되었다.

결과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임종 환아 돌봄 경험의 구조는 ‘사투하는 환아의 생명존중과 안위존중의 갈림길’, ‘환아의 죽음에 대한 정서적 고통’, ‘환아의 죽음에 대처하며 적응하기’, ‘임종 환아 돌봄에 대한 새로운 기대’의 4개의 주제모음으로 확인되었다.

결론

본 질적 연구를 통하여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임종 환아 돌봄 경험을 좀 더 깊이 있게 살펴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신생아중환자실에 근무하면서 환아의 임종을 경험하는 간호사들이 느끼는 정서적인 갈등과 어려움을 다루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전문적인 지지 프로그램의 개발과 임종 환아 돌봄에 대한 교육의 활성화와 더불어 임종 환아의 부모와 의료인을 위한 시간과 공간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었으면 한다.

서 론

연구의 필요성

신생아중환자실은 최신의 의료 기술을 통하여 출생 후 생존이 어려운 고위험 신생아나 저체중 출생아들을 치료하는 곳으로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전국 110개 병원에서 신생아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숙아와 고위험 신생아의 예후 개선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Kang et al., 2011).
실제로 우리나라의 신생아 사망률은 1993년 출생아 1천 명당 6.6명에서 2008년 2.0명으로 크게 감소하였다(Statistics Korea, 2011). 그러나 최근 들어 신생아 사망률의 감소 추세가 크게 둔화되었는데 이에 대한 주요 원인으로 고령 임신, 난임 시술 증대에 따른 다태아와 미숙아의 증가를 꼽고 있다(Choi & Lee, 2011). 실제로 영아 사망자 중 53.4%가 37주 미만의 조산아이고, 이 중 56.5%는 저체중 출생아이다(Statistics Korea, 2011). 그 밖에 영아 사망의 원인으로는 임신 중 태아발육과 관련된 장애, 신생아 호흡곤란, 신생아의 기타 호흡기 병태와 같은 출생 전후기에 기원한 특정 병태가 50.0%, 심장 기형과 같은 선천 기형 및 염색체 이상이 18.4%를 차지하였다(Statistics Korea, 2011). 이처럼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하는 환아들의 일부는 최신의 의료 기술을 통한 의료진의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명의 유지가 어려운 경우를 직면하게 된다.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최일선에서 환아를 돌보면서 제한된 시간에 따른 과도한 업무량과 지속적이고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업무 요구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Dessy, 2009). 그러나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대표적인 스트레스는 무엇보다도 빈번히 발생하는 응급 상황과 직접 간호했던 환아의 임종을 접하게 되는 경우이다(Yu, 2011). 이들은 다른 중환자실이나 호스피스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과 마찬가지로 환자의 죽어감과 죽음에 노출되어 있으면서 업무 스트레스와 소진을 경험하고 있다(Yam, Rossiter, & Cheung, 2001). 이에 따라 국외의 경우 죽어가는 환아를 돌보는 신생아중환자실의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의 슬픔과 스트레스를 다루고 이들을 지지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임상에서 의료진들이 환아 사망 후 자신들의 슬픔을 다루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과도 보고되었다(Keene, Hutton, Hall, & Rushton, 2010; Rushton, Reder, Hall, & Sellers, 2006). 그러나 국내의 경우 이러한 프로그램이나 관련 연구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임종 환아를 돌보고 환아의 죽음을 직면하는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가 자신들의 감정을 잘 다루고 환아의 죽음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들의 임종 환아 돌봄과 관련된 경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국외 연구에 따르면 환아의 죽음에 대처하고 사별 가족들을 만나야 하는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들은 환아의 죽음을 직면했을 때 깊은 슬픔과 무력감을 느끼는 동시에 양가감정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Yam et al., 2001).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처해 있는 실제적인 상황과 맥락에서 이들이 환아의 죽음을 어떻게 경험하고 느끼며 어떠한 어려움을 겪는지에 대한 전체적이고 심층적인 이해를 뒷받침하는 연구는 찾기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하여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임종 환아 돌봄 경험을 이해하고 그들이 바라는 요구를 확인하여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임종 간호 수행에 필요한 교육과 지지체계의 구축을 위한 기초 자료를 마련하고자 한다.

연구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임종 환아 돌봄 경험을 이해하기 위함이다. 구체적인 목적은 임종 환아를 돌보는 동안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가 겪는 개인의 경험의 의미를 파악하여 생생한 경험의 전체적인 의미 구조를 기술하는 것이다. 연구 질문은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임종 환아 돌봄 경험은 무엇인가?’이다.

연구 방법

연구 설계 및 연구자의 철학적 관점

본 연구는 현상학적 방법론을 적용한 질적 연구이다. 현상학적 방법은 개인의 기술을 통하여 주관적 경험의 본성, 의미, 본질적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며 생활 세계 속에서 경험하는 개인의 모습을 그대로 밝히고 서술하며 이해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현상학적 방법에서 탐구의 대상인 경험이 함축하는 핵심적인 내용은 개인의 감정, 정서적 상태, 태도, 지각된 의미들이다(Kong, 2004). 즉, 현상학적 방법이란 인간 경험을 포함한 모든 현상들이 최대한 폭넓고 깊게 나타나는 방식 그대로를 탐구하고 기술하는 것으로 연구자는 사전에 지각된 개념이나 편견 및 아무런 조작적 정의도 갖지 않고 경험을 지닌 인간의 주관적인 관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다(Omery, 1983). 따라서 현상학적 방법론은 인본주의를 추구하는 인간과학으로서 인간의 건강문제를 생활 경험으로 이해하려는 간호학의 가치와 일치한다(Kang, 2001).
본 연구에서는 임종 환아를 돌보는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을 가치 있는 자료로 받아들이고 총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Omery, 1983) 현상학적 방법론을 적용하였다.

연구자의 준비

본 연구의 주저자는 대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5년 이상의 임상 경험이 있고 대학원 과정에서 ‘질적 간호 연구 방법’과 ‘질적 자료 분석론’을 수강하였으며 대한질적연구학회에서 주관하는 워크숍에도 다수 참가한 자로 면담 질문과 면담 시 진행 방법에 대해서 질적 연구의 경험이 있는 교수로부터 조언을 구한 후 본 연구를 수행하였다. 또한 공동 연구자는 15년 이상 아동 간호 교육과 연구 경험이 있으며 질적 연구 관련 워크샵에 수차례 참여하고 질적 연구를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연구 참여자 및 윤리적 고려

본 연구의 참여자는 서울시 S대학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에 근무하는 간호사로서 담당 환아의 임종을 경험한 자로 총 8인이다. 신규 오리엔테이션의 기간을 거친 후 독립적으로 환아를 돌보는 간호사로 선정하기 위하여 근무 경력을 6개월 이상인 자로 하였다. 환아의 임종 경험은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입원 후 갑작스럽게 사망한 경우와 장기 입원 기간 중에 사망한 경우를 모두 포함하였다. 또한 환아가 임종하기 전부터 임종한 후까지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가 환아를 돌보며 겪는 경험을 모두 포함하였다. 현상학적 연구 방법론에서 참여자의 선정은 대표성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주제로서의 경험의 순수한 특성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는 참가자를 선정하도록 하므로(Kong, 2004) 연구에 대해 의도적인 참여 의사가 있고 개인의 경험을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참여자를 확보하기 위하여 눈덩이 표집 방법(snowball sam-pling method)을 선택하였다. 참여자의 수는 면담 시 새로운 내용이 발견되지 않고 내용이 반복되어 자료가 충분히 포화되었다고 판단되는 시점까지로 정하여 총 8인이 선정되었다. 연구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Table 1.
The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Participant Age Marital status Level of education Type of religion Total period in nursing practice Period in NICU practice
1 26 Single University None 3 years and 6 months 3 years and 6 months
2 27 Single University Catholic 3 years and 6 months 3 years and 6 months
3 28 Single Graduate school Catholic 3 years and 10 months 3 years and 10 months
4 28 Single Graduate school Christianity 3 years 3 years
5 27 Single University Christianity 3 years and 7 months 3 years and 7 months
6 27 Single University None 3 years and 2 months 3 years and 2 months
7 25 Single University None 2 years and 8 months 2 years and 8 months
8 28 Single Graduate school Christianity 3 years 3 years

NICU=Neonatal intensive care unit.

자료 수집 전에 먼저 본 연구의 계획에 대하여 소속 대학 연구윤리위원회의 승인(승인번호 2012-69)을 받았다. 또한 연구 참여자에 대한 윤리적 측면을 보호하기 위하여 면담 전에 모든 참여자들에게 연구의 목적과 면담 진행 방법을 설명하였고 모든 면담 내용은 녹음될 것이며 본 자료는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될 것임을 알렸다. 또한 참여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언제든지 연구 참여를 거절할 수 있으며, 녹음이 끝난 후에라도 내용의 일부를 누락시키거나 철회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이후 참여자가 연구 참여에 대한 서면 동의서에 서명을 한 후 면담을 시행하였고 연구 참여에 대한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였다. 또한 참여자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신원을 알 수 있는 모든 정보는 삭제하고 대신 참여자 고유의 번호를 부여하였다.

자료 수집 및 연구 질문

본 연구의 자료는 2012년 1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참여자와의 개인 심층 면담을 통하여 수집되었다. 면담 장소는 참여자의 근무지 외로 하며 근무지에서 가까운 조용한 찻집이나 학교 세미나실 등 참여자가 원하는 장소로 정하여 참여자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였다. 면담 초기에는 간단한 인사와 함께 인구학적 자료를 수집하면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였고 이후 반구조적인 질문법을 사용한 개인 심층 면담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되, 참여자의 생생한 경험을 그대로 표현하도록 참여자가 표현하는 내용에 따라서 적절한 질문을 하면서 진행하였다. 면담 시간은 최저 60분에서 최고 2시간이었고 각 참여자마다 1회씩 면담이 이루어졌다.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임종 환아 돌봄 경험의 내용을 Colaizzi (1978)가 제시한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근거로 분석하였다.
  • 1) 녹음된 자료를 다시 경청하고 필사한 후 기술된 전체 자료를 철저하게 읽어서 자료에서 느낌을 얻었다.

  • 2) 탐구하는 현상을 포함하는 구, 문장으로부터 의미 있는 진술을 도출하였다.

  • 3) 의미 있는 진술에서 좀 더 일반적인 형태로 재진술하였다.

  • 4) 의미 있는 진술과 재진술로부터 구성된 의미를 도출하였다.

  • 5) 도출된 의미를 주제(themes)와 주제모음(theme clusters)으로 조직하였다.

  • 6) 분석의 결과로 나타난 주제를 관심 있는 현상과 관련시켜서 명확한 진술로 완전하게 기술하고 통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Sandelowski (1986)가 제시한 질적 연구의 평가 기준을 고려하였다. 우선 신뢰성(credibility)을 높이기 위해 연구 참여자에게 자료로부터 도출된 주제와 예들이 연구 결과로서 적합한지 확인하도록 하였다. 감사가능성(auditability)을 확보하기 위하여 연구자는 현장 노트를 활용하여 자료 수집 방법과 연구자의 참여를 포함한 자료 수집 과정이 일관성이 있게 진행되었는지 확인하였고 자료의 분석 과정을 다른 연구자가 추적할 수 있도록 기록하였으며 분석 과정을 지속적으로 재확인하였다. 또한 적합성(fittingness)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충분한 자료가 나올 때까지 연구 참여자와 면담을 수행하였고 연구 결과를 임종 환아를 돌본 경험이 있는 간호사 2인에게 검토하도록 하여 연구 결과가 있을 수 있는 내용임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마지막으로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을 지키기 위해서 면담 도중에 의미가 불명확한 부분의 진술에 대해서는 바로 참여자에게 질문하여 참여자가 말한 의미를 재확인하고 명료화시켜 연구자의 편견이 들어가지 않고 중립성이 유지되도록 하였다.

연구 결과

8명의 참여자들로부터 얻은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임종 환아 돌봄 경험의 의미를 분석한 결과 Table 2와 같은 4개의 주제 모음과 15개의 주제를 도출하였다.
Table 2.
Nurses’ Experience of Caring for Dying Infants in NICU
Theme clusters Themes
Crossroads between life and comfort of dying infant Finding the value of caring with moral anguish Holding the strings of hope until the last minute
Emotional suffering to the death of the infant Sadness trying to bear
Ambivalence coming on
Professional doubts with helplessness and frustration
Guilt and anger
The fear of death
Adapting and coping with the death of the infant Sticking to the work while suppressing the feelings
Avoiding the parents and coping with them passively
Obtaining consolation from colleagues
Getting encourage from the religion
New expectations for caring for dying infants Re-establish the value of care through self-reflection
Hope to provide the emotional support for nurses
Need to specific training for end-of-life infant care
Need to political and institutional arrangements for the desirable end-of-life care

NICU=Neonatal intensive care unit.

사투하는 환아의 생명존중과 안위존중의 갈림길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환아가 사망하기 전 환아의 곁에서 환아를 돌보면서 환아를 위한 최선의 길을 찾고자 애쓰고 있었다. 회복될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가해지는 처치가 과연 환아를 위한 것인지를 고뇌하면서 환아가 편안하도록 돌보는 것을 추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돌봄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환아가 마지막까지 힘겹게 고생하는 상황 속에서 괴로워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죽어가는 환아의 상태가 조금이라도 호전되면 기뻐하면서 실낱같은 소생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환아와 함께 죽음과의 힘겨운 싸움을 견디고 감당해 내고자 하였다.

도덕적으로 고뇌하며 돌봄의 가치 찾기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환아가 마지막까지 힘겹게 고생하는 상황을 지켜보며 괴로워하였는데 회복될 가망이 없이 죽어 가는 환아에게 힘겨운 처치를 지속적으로 가하는 것이 환아를 위한 일인지 스스로 되물으면서 차라리 환아를 편하게 보내주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이 아이는 안 될 거라고 보이는데도 보호자가 포기 안 하고 의료진도 섣불리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는 거고, 그러니까 끝까지 치료를 하거든요. 그러면서 아이는 괴롭고 상태는 안 좋으니깐 계속 여기저기 찔러야 되고, 막 체스트 튜브를 하루에 몇 번씩 박아야 되고… 누구를 위해서 이런 거를 하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게 아이를 위한 일이 아닐지 모르는데, 빨리 고통 없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참여자 4)

최후의 순간까지 희망의 끈 놓지 않기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죽어 가는 환아가 조금이라도 상태의 호전을 보이면 기뻐하며 꼭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죽어가는 환아를 돌보는 일이 고될지라도 죽음과의 힘겨운 긴 싸움의 여정을 환아와 함께 기꺼이 감당해 내고자 하였으며 환아가 꼭 살았으면 하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기가 안 좋아져서 몸은 다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이제 그런 경우에는 사실 보면서 차리리 그냥 아기를 편히 보내주는 게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긴 하는데, 그래도 조금의 희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실, 보내는 건 조금 그런 것 같아요. 내가 보는 동안에는 그래도 산소포화도가 더 잘 유지된다든지 아니면 갑자기 혈압이 그래도 조금이라도 오른다든지 그런 희망을…” (참여자 5)

환아의 죽음에 대한 정서적 고통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돌보던 환아가 죽었을 때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는 가운데 힘들어 하였다. 환아의 죽음 앞에서 깊은 슬픔을 느꼈으나 의료인으로서 애써 슬픔을 견디고 있었으며 환아의 죽음이 안타까우면서도 차라리 환아를 위해서는 잘 된 일이라 여기면서 양가감정을 느끼기도 하였다. 또한 환아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 많은 업무를 감당해 냈으나 막상 환아가 사망하였을 때 좌절하였으며 환아의 죽음을 당면해야 하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회의를 느끼기도 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최선을 다해 돌보지 못하고 뭔가를 잘못했다고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에서 분노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환아의 죽음 자체가 두려움으로 남아 다른 환아를 돌볼 때 이전의 경험이 떠올랐으며 자신에게도 영향을 미쳐 임신과 출산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애써 참아 내는 슬픔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돌보던 환아의 죽음 앞에서 깊이 슬퍼하였으며 특히 오랫동안 돌보며 애착을 느끼던 환아가 죽었을 때에는 남겨진 부모의 심정을 함께 생각하면서 안타까움과 슬픔으로 괴로워하였다. 하지만 막상 의료인으로서 슬픈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안 된다고 여기며 애써 참아 내고 있었다.
“친인척도 아니고 아기한테는 그냥 의료진인 사람이잖아요. 슬퍼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나는 슬픈데 슬퍼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하면서 아기를 이렇게 정리를 하니깐 내 마음이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 힘들어지고…” (참여자 7)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깐 아기가 안 좋아지고 하면은 그렇게 하니깐 진짜 힘들더라고요. 최대한 좀 감정을 이입을 안 하려고 하고.” (참여자 4)

밀려오는 양가감정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환아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동시에 상반된 감정을 느끼고 있었는데 환아의 죽음이 안타까우면서도 차라리 환아를 위해서는 잘된 일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위안을 얻고 있었다.
“그동안 겪었던 걸 생각을 하면 오히려 편하게 지금 가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두 가지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슬프면서도 오히려 차라리 아기한테는 잘된 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참여자 1)

무력감, 좌절감과 함께 오는 직업적 회의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많은 일을 감당하면서 최선을 다해 환아를 돌보았으나 막상 환아가 죽었을 때 가던 길이 끝나버린 듯한 느낌을 가지며 무력감과 허무함을 경험하고 있었다. 또한 환아를 위한 자신의 역할에 대한 한계에 좌절하면서도 자주 죽음을 당면해야 하는 상황에서 직업적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
“임종이 딱 왔다 그러면, 막 달리기를 하다가 길이 딱 끝나버린 느낌? 아, 나 더 달릴 수 있는데 달릴 사람이 더 많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사실 더 많은데 레이스에서 더 이상 길이 딱 끝나버리는 느낌이 들어요.” (참여자 4)
“나중에 막상 아기가 이제 익스파이어하고 나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아기도 많이 힘들긴 했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도 많이 힘들었는데 뭔가 나아지는 게 안 보이거나 눈에 보이는 걸 바라진 않아도 그런 게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아니고 할 때 일을 마치고도 허무하고 임종을 맞이하고도 허무할 때도 있고…” (참여자 3)
“그때 되게 휴직 막 이런 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너무 그 때 힘들어가지고. 저희 여기 선생님 중에는 실제로 자기가 너무 아끼던 애가 익스파이어해서 일 년 휴직한 선생님도 있어요. 갑자기 탁 죽어버리니깐, 그 아이를 뱃속에 오랫동안 갖고 있다가 잃어버린 엄마의 그런 상실감도 더 보고 싶지 않고 익스파이어하면 축 처진 애를 안아서 보호자한테 갖다 주고, 막 이런 것도 너무 이제 막 싫고, 그래서 이제, 아 그만 두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었죠.” (참여자 8)

죄책감과 분노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환아의 죽음 앞에서 자신이 최선을 다해 환아를 돌보지 못했거나 뭔가를 잘못했다고 스스로 자책하면서 괴로워하였다. 반면에 좀 더 경험이 있는 간호사의 경우에는 환아의 죽음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분노하기도 하였다.
“내 잘못으로 인해서 그런 것 같다는 자책감 그런 게 들고 그랬었는데 오래 장기적으로 있다가 사망하게 되면 그래도 아기를 그동안 봐 왔으니까… 뭔가 잘못되어가지고 뭐 이런 죄책감이 드는 것 같아요.” (참여자 1)
“병원에는 의사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일을 하는데 그 아기 죽음에 대해서 뭔가 조금이라도 책임을 전가하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좀 죄책감도 들기도 하면서 화도 난다고 해야 하나? 책임 받는 거 같아서. 그런 느낌이 있어요. 언제부터 들어갔냐 이런 식으로 이미 사망하고 나서 그런 얘기로 책임을 전가하듯이 묻게 되면 그때 이제 감정이 상하게 되고, 더 화가 나게 되고…” (참여자 1)

죽음에 대한 두려움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사망한 환아와 유사한 상태의 환아를 돌볼 때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며 환아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또한 환아의 죽음 경험이 두려움으로 남아 자신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생각에도 영향을 미쳐 기형이 있는 아기를 출산하는 것이 꺼려진다고 하기도 하였다.
“아무래도 그 잔상이 남으니깐, 다른 누가 안 좋고, 누가 심장마사지 하고 이러면 어김없이 지나가요. 그때도 이렇게 해가지고 걔가 갔었지, 얘도 그러면 가겠다, 이런 생각.” (참여자 2)
“옛날에는 그냥 임신하고 아기 낳고 키우고 이러는 게 그냥 되게 쉬운 일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기형이 정말 조그만한 기형이라도 그렇게 가지고 태어나는 아기들을 보면서, 나는 좀 약간 그런 거 두려워졌어요. 내가 건강한 아기를 못 낳을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도 들고. 그래서 저의 약간 그런 출산관이 바뀌었다고 그래야 되나? 저는 조그만한 기형이 있다고 하면은 그냥 못 낳을 거 같다는 생각도 하구요.” (참여자 8)

환아의 죽음에 대처하며 적응하기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환아의 죽음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분리한 채 사후처치를 비롯한 많은 업무에 몰두하였다. 또한 슬퍼하는 환아의 부모를 직면하고 그들을 위로하고 싶어 했으나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피하고 있었다. 그리고 환아의 죽음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뒤로 한 채 힘든 업무를 감당한 뒤 함께 일했던 동료 간호사들로부터 위로와 격려를 받거나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 환아를 위해 기도하면서 다시 힘을 얻고 적응해 나갔다.

감정을 떼어놓고 일에 몰두하기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환아의 죽음에 대한 고통스러운 감정을 의식적으로 분리한 채 사후처치를 비롯한 많은 업무에 몰두하였다. 하지만 업무가 끝나고 났을 때 죽음 앞에서 무뎌진 자신을 돌아보며 다시금 괴로워하였다.
“보통은 제가 일을 할 때 익스파이어를 하면은 빨리빨리 주치의가 이제 사망선언을 하자마자 아기 정리하고 펌프 다 치우고 인공호흡기 다 빼버리고 되게 막 행동들이 빨리빨리 진행이 되잖아요, 어쩔 수 없이, 환경상. 그래가지고 감정 없이 일을 했었어요.” (참여자 6)
“순간에 슬픈 거 빼고는 빨리 일을 처리하고 이런 게 더 바쁘기 때문에, 그런 데서 오는 죽음을 별로 크게 생각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게 심리적으로 좀 힘들 때 있는 것 같아요. 사망을 하고 그때 사후처치 한 거는 어쩌면 일적으로 기계적으로 그렇게 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중에 드는 생각이 내가 너무 기계적으로 그렇게 사무적으로 일만 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참여자 1)

환아의 부모를 회피하며 소극적으로 대처하기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슬퍼하는 부모의 심정을 헤아리고 위로하기를 원했으나 부모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피하거나 짧은 대화만으로 대처하였다. 또한 부모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임종을 한 부모님한테 적극적으로 선뜻 다가서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마음이 안 좋고 이거를 어떻게 설명을 드려야 되나? 부모님께는 설명을 못 하겠고 차라리 그냥 ‘아기 보세요’ 하고 도망치고…” (참여자 7)

동료들로부터 힘 얻기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임종 환아를 돌보고 사후 처치를 감당하면서 근무 중에 함께 일한 동료 간호사들로부터 위로와 격려를 받았을 때 큰 지지와 힘을 얻으며 적응해 나갔다.
“좀 많이 지지가 되죠. 서로 도와주고, 오래 봤던 경우에는 같이 울기도 하고. 일을 다 마치고 끝나고 가는 길에도 한 번 바로 집에 가지 못하고 슬퍼하고 이러면 같이 위로도 해주고…” (참여자 1)

종교적으로 위로받기

또한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근무를 마치고 나서 사망한 환아를 위해 기도하거나 조용히 환아에 대해 생각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받고 있었다.
“혼자 정리하는 시간? 일하면서는 안 되고 나중에 집에 가서 좀 잘 가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든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고…” (참여자 3)
“그렇게 얘기를 하고 나면 엄마가 그 아기를 위해서 기도를 해 주거든요. 그래서 그런 식으로 어느 정도 종교적인 힘으로 해소를 하려는 것 같아요.” (참여자 5)

임종 환아 돌봄에 대한 새로운 기대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임종 환아를 돌보는 데 있어 현재의 상황에 대처하고 적응해 나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더 나은 임종 간호를 위한 비판적인 요구와 기대를 품고 있었다. 환아의 죽음 경험을 돌아보면서 간호사로서 돌봄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다시 세우고자 노력하면서도 환아와 부모를 돌보면서 가리워진 자신들의 정서적인 고통을 누군가가 알아주고 지지해 주기를 원하고 있었다. 또한 아직까지는 생소한 신생아 임종 간호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과 지침이 마련되고 정책적, 제도적으로 시간적, 공간적 자리가 확보되어 부모와 간호사가 함께 환아의 죽음을 슬퍼할 수 있기를 소망하였다.

자기 성찰을 통한 돌봄 가치 재확립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환아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를 삼기도 하였으며 간호사로서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아를 돌보는 것에 대한 가치를 다시 세우고 환아를 돌볼 때 최선을 다하고자 하였다.
“임종을 맞이하는 걸 보면서도 이제 오히려 나에게 고마웠던 점 같은 거는, 한 번 더 살아 있는 게 감사하구나라는 생각을 일하면서 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임종의 순간에 제일 많이 또 들기도 했던 거 같아요. 반면에, 이렇게 가는 아기들도 있는데 살아있는 아기들한테 더 잘해줘야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소중하다는 순간을 이렇게 임종의 순간에 한 번씩 깨닫게 해주는 것 같아서 어쩔 때는 이렇게 일을 하는 게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참여자 3)

간호사를 위한 정서적 지지의 소망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마지막 임종의 순간까지 환아를 돌보고 환아의 죽음 후 환아의 부모를 대하고 사후처치를 감당하면서 가리워진 자신들의 정서적인 고통을 다루고 해소할 수 있는 지지를 원하고 있었다.
“뭔가 허탈하기도 하고 이제 이런 감정이 드니깐 간호사한테도 익스파이어를 경험하고 났을 때 그 아이와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부모와 같이 있는 시간, 물론 부모와 비할 바가 되겠냐마는 제가 그 아이를 보자마자 보낸 것도 아니고 며칠 동안 계속 지내왔었던 경우에는 그렇게 해야 나중에 죄책감이나 후회 같은 것도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참여자 2)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는 간호사도 없지는 않기 때문에 따로 교육이라던가 아니면은 상담 같은 걸 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사실 담당 간호사였던 경우에는 더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에 내가 잘못한 건 없어도 아기가 가고 하면은 하루 이틀 정도 계속 마음이 안 좋긴 하거든요. 그럴 때 어디 가서 상담이나 그런 거라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고…” (참여자 3)

임종 환아 돌봄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의 요구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신생아 임종 간호 교육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아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음을 아쉬워하면서 임종 환아 돌봄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와 함께 부모와의 의사소통술과 같은 실제적인 교육이 실시되기를 소망하였다.
“좀 배우고 시작을 한다면 좀 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처음 경험을 했을 때는 그런 상황을 전혀 예상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몰랐고, 조금 그래서 더 많이 처음에는 오랫동안 힘들어하고 슬퍼하고 그랬던 거 같아요. 처음부터 혹시 이런 아기를 보게 됐을 때 마음가짐이라든지 준비해야 될 상황이라든지 부모님을 대하는 방법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 어느 정도 교육이 조금 있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갑작스럽게 맞이하는 것보다 감정을 추스르는 법이라든지 아니면 대화하는 법이라든지.” (참여자 1)

바람직한 임종 간호를 위한 정책적, 제도적 장치의 요구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환아가 사망하였을 때 부모와 함께 있으면서 충분히 슬퍼하지 못하고 바쁘게 사후처치를 하고 다른 환아를 돌보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면서 간호사와 부모를 위한 시간적 여유와 공간이 제도적으로 마련되기를 원하였다.
“중환자실 특성이 좀 그래서 혹시라도 앞으로 누가 사망을 하게 되면 그 시간을 좀 조용하게 마련해 줄 수 있는 그런 게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게. 그 자리에서 슬퍼해야 그 감정이 좀 씻겨 내려가고 나중에 다시 떠올렸을 때 좀 덜 슬플 것 같긴 하거든요.” (참여자 1)

논 의

본 연구에서는 현상학적 방법론을 통한 질적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임종 환아 돌봄 경험의 실체를 파악하였는데 단순히 임종 환아 돌봄에 대한 인식이나 실태에 대한 조사 연구와는 달리 참여자들의 언어로 생생한 경험을 좀 더 깊이 있게 살펴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면담을 진행하면서 참여자는 과거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면서 같이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갈등과 감정의 동요를 겪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자는 주의 깊고 공감적인 태도로 경청함으로써 참여자에게 하나의 치료의 과정이 되기도 하였다.
본 연구에서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들은 임종 환아에게 무의미한 처치를 지속하는 것이 과연 환아를 위한 최선의 길인지를 스스로 되물으면서 마지막까지 환아가 힘겹게 고생하는 모습에 괴로워하였다. 이는 신생아중환자실이 첨단 의료 장비와 치료 환경 속에서 소생의 가능성이 희박한 환아를 돌보는 것에 대한 윤리적 딜레마가 공존하는 곳으로서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죽어 가는 환아를 돌보는 것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도덕적 고뇌를 경험한다는 Kain (2007)의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 이러한 도덕적 고뇌의 상황 속에서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들은 돌봄의 가치를 추구하고자 애썼는데 임종 상황에서의 윤리적 가치 판단에 대한 간호학적 고민은 지속되어야 할 부분으로 생각된다. 더 이상의 치료에도 환아의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부모의 동의에 의하지 않고는 치료를 중단하지 않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완화 간호(palliative care)로의 이행은 어렵다(Catlin, 2011). 하지만 본 연구 결과에서 이미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들은 환아를 돌보는 간호사로서 환아의 편안한 죽음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기를 원하고 있었으므로 신생아 호스피스 및 완화의료에 대한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겠다.
본 연구에서 주제 모음으로 도출된 환아의 죽음에 대한 정서적 고통은 죽음에 대한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비애 반응의 결과로 볼 수도 있다. 비애(Grief)란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상실한 후 갖게 되는 정서적 고통으로서(Bush & Boyle, 2012) Kűbler-Ross (1969)는 비애는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고 하였다. 임종 간호를 제공하는 간호사들은 자신들의 삶 속에서 임종 환자들을 돌보고 환자의 죽음과 가족의 슬픔을 대하면서 간호사 스스로도 상실과 비애를 경험한다(Shimoinaba, O’ Connor, Lee, & Greaves, 2009). 간호사가 경험하는 비애에 있어서는 간호사가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에게 갖게 되는 친밀함과 온정적 돌봄을 제공하도록 하는 간호 전문직에 대한 기대가 선행요인으로서 작용한다(Boyle, 2006).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도 오랫동안 돌보는 환아와 깊은 애착을 형성하여 환아에게 정서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가운데 환아의 죽음에 직면하였을 때 깊은 슬픔과 낙담을 경험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의료인은 환자 사망에 대한 영향으로 슬퍼하거나 하는 권리가 있다고 인식되지 않고 사회적으로 지지 받거나 공개적으로 드러내어 슬퍼할 수 없다고 여기는 사회 문화적 영향이(Doka, 2002; Wakefield, 2000) 이들의 임종 환아 돌봄 경험에 있어서의 정서적 반응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환아의 사망이 비애를 야기하는 적절한 상실로서 여겨지지 못하였고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들은 그들의 정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비전문적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Sherman (2004)는 상실이 축적되었을 때, 간호사들을 분노, 죄책감, 불안정, 좌절, 도울 수 없다는 무력감, 쉽게 잠들지 못함, 우울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실제로 본 연구에서도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들은 환아의 죽음 앞에서 무력감, 좌절,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환아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실제로 휴직하거나 사직에 대해 고민하면서 간호사로서의 직업적 회의를 느끼고 있었는데 이는 환아 죽음에 대한 스트레스로 소진이 발생하여 부정적 자아개념과 직업적 태도를 갖게 되면서 이직과 관련되는 경우로(Yu, 2011) 향후 신생아중환자실의 간호 조직 및 환자 간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죽음의 가치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이다. 성인의 죽음에 대한 중환자실 간호사의 경험에서는 부정적 반응과 함께 긍정적 반응도 보이고 있으나(Yi, 2003) 본 연구에서는 환아의 죽음에 대하여 두려움, 좌절, 무력감, 회의감, 죄책감, 분노 등 부정적 반응이 더 많았는데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꺼려하고 터부시하는 사회 문화의 영향을 보고한 Yam 등(2001)의 연구에서처럼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가 느끼는 죽음에 대한 가치를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좀 더 이해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또한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들은 환아의 죽음에 대처하며 적응하고 있었는데 환아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갖게 되는 자신들의 정서적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사후처치와 각종 행정 업무를 비롯한 과중한 업무에 집중하면서도 자신들의 감정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채 일하는 것에 대해 괴로워하였으며 환아의 부모와의 관계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Bush와 Boyle (2012)에 의해 언급되었듯이 숙련된 치료적 의사소통 기술의 훈련과 더불어 임상 실무에서 필수적인 역량으로서 간호사들의 자기 성찰과 자기 돌봄이 임종 환아 돌봄 영역에서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간호사들의 자기 성찰과 자기 돌봄은 본 연구에서도 나타났듯이 환아 죽음 경험을 스스로 성찰하면서 돌봄 가치를 새롭게 확립하거나 동료 등의 사회적 지지 체계나 종교와 같은 영적 지지 체계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환아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갖게 되는 자신들의 정서적인 고통을 추스리고 해소하기 위한 지지 체계를 원하고 있었다. 이미 국외의 경우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을 위한 지지 모임을 개발하거나(Lenart, Bauer, Brighton, Johnson, & Stringer, 1998) 전문적인 상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으나(Keene et al., 2010) 국내에는 이러한 지지 체계가 아직 없는 실정이므로 이에 대한 개발과 전략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는 간호사 자신을 먼저 돌봄으로써 자신과 타인에 대한 민감성을 배양하여 좀 더 적극적으로 환아를 돌보며 나아가 스트레스로 인한 업무의 소진과 이탈의 가능성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생아 임종 간호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의 부재를 아쉬워하면서 임종 간호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교육을 요구하고 있었다. 실제로 국외의 경우 미국 간호대학 연맹(American Association of College of Nursing)에서 호스피스 완화간호에 대한 교육 프로젝트(End-of-Life Nursing Education Consortium, ELNEC)를 시작하여 주산기와 신생아기 완화간호에 대한 교육을 다루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2012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완화간호교육에 대한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을 개최한 바 있다. 또한 Kang과 Kim (2003)의 연구에서도 한국 아동호스피스에 대한 표준화와 전문 인력 교육 및 시스템의 구축에 대해 구체적인 제안을 하고 있으나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좀 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의 제시와 교육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므로 향후 이에 대한 교육이 준비되어 실시되어야 하겠다. 그리고 환아와 가족을 위한 시간적, 공간적 임종 환경의 마련을 제안하였는데 병원 전체적으로 신생아의 죽음에 대한 인식의 확대로 환아의 편안한 죽음을 위하여 물리적 환경이 개선된다면 환아를 비롯한 가족과 의료진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일개 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경험만을 다루어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모든 간호사들의 경험으로 일반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음을 들 수 있다. 또한 최대한 거리 두기와 판단 중지의 과정을 거치면서 수집된 자료를 해석하려고 하였으나 유사한 상황에 대한 연구자의 경험으로 인하여 연구 결과 해석에 있어 주관적인 입장이 다소 반영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한다. 우선 신생아중환자실에 근무하면서 환아의 임종을 경험하는 간호사들이 느끼는 정서적인 갈등과 어려움을 다루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전문적인 지지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간호사들을 위한 전문적 상담 창구를 마련하는 등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하다. 그리고 실제적인 임종 환아 돌봄에 대한 교육이 활성화되어 가장 최일선에서 환아와 가족을 만나야 하는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들의 간호 역량을 강화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임종 환아의 가족과 의료인이 조용하고 경건하게 환아를 보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었으면 한다.

결 론

본 연구는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임종 환아 돌봄 경험의 실체를 드러내고 이해하고자 현상학적 방법론을 적용한 질적 연구이다. 자료는 임종 환아 돌봄 경험이 있는 여덟 명의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들과의 개별 심층 면담을 통해 수집하였고 Colaizzi (1978)가 제시한 분석 절차에 따라 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임종 환아 돌봄 경험의 구조는 ‘사투하는 환아의 생명존중과 안위존중의 갈림길’, ‘환아의 죽음에 대한 정서적 고통’, ‘환아의 죽음에 대처하며 적응하기’, ‘임종 환아 돌봄에 대한 새로운 기대’의 4개의 주제모음으로 확인되었다. 이상의 결과를 통해 임종 환아를 돌보는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들이 느끼는 정서적인 갈등과 어려움을 다루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전문적 프로그램의 개발과 더불어 임종 환아 돌봄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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